[아시안컵] 슬기로운 벤투호 생활…규제는 오직 '시간 약속'

입력 2019-01-0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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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슬기로운 벤투호 생활…규제는 오직 '시간 약속'
"시간 약속 늦으면 그냥 남겨 놓고 가라"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개인 생활은 절대 간섭하지 않습니다. '시간 약속 철저'가 유일한 규칙입니다."
59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2월 23일 대회가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현지 적응훈련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12월 11일 울산 전지훈련부터 시작한 벤투호의 태극전사들은 유럽파 선수들을 빼면 대부분 한 달 가까이 집을 떠나 합숙훈련을 치르고 마침내 지난 7일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비록 필리핀의 극단적인 수비축구로 골 사냥에 애를 먹었지만 벤투호는 오는 12일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에서 승리하면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다.
우승컵을 향한 도전 속에 아직 합류하지 못한 손흥민(토트넘)을 제외한 22명의 태극전사는 '슬기로운 벤투호 합숙 생활'을 통해 긴장감을 덜고 승리욕을 끌어올리고 있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내무 생활 규칙'은 기본적으로 자율이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가 아니라면 벤투 감독은 휴식 시간에 선수들의 사생활에 대해선 '노터치'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귀띔이다.
선수들을 감독 방으로 부르는 경우도 거의 없다. 새로 합류한 선수나 부상으로 팀을 떠나야 할 선수만 따로 면담을 통해 격려의 말을 전한다.
필리핀전을 앞두고 감독과 선수의 전체 미팅은 단 두 차례였다.
지난 4~5일 벤투 감독은 전술 훈련에 앞서 필리핀의 장단점을 분석한 비디오를 보며 선수들과 필승 전략을 공유했다.


여기에 식사 시간도 시간만 정해놓고 선수가 편할 때 먹도록 배려했다.
다만 식사 시간에는 휴대폰 사용을 하지 말도록 했다.
휴대폰 사용도 선수 자율이지만 식사를 하는 동안 만큼은 인터넷 서핑에 넋을 놓고 있기보다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라는 게 벤투 감독의 유일한 규제 사항이다.
벤투 감독이 합숙 생활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덕목은 '시간 약속'이다.
훈련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때가 많은 만큼 한 사람이 늦으면 전체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대표팀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선수든 감독이든 시간에 늦으면 그냥 놓고 가라'는 말씀을 하셨다"라며 "선수들이 지킬 것만 지켜주면 크게 간섭을 안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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