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가 대선 관련 자료를 러시아 측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8일(현지시간) 매너포트의 변호인들이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 소속 검사들은 매너포트가 2016년 대선 선거운동과 관련된 '투표 자료'(polling data)를 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인 콘스탄틴 킬림닉과 공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부 당국은 매너포트의 통역사이자 동업자인 킬림닉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인물로 의심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선거운동 관련 '해결사' 역할을 해온 킬림닉은 예상 증인들과 미리 접촉하려던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선대본부장이 러시아 측과 선거 관련 정보를 공유한 혐의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블룸버그도 이날 공개된 내용과 관련해 킬림닉이 대선 기간에 매너포트와 러시아 사이의 비밀 채널 역할을 했는지를 뮬러 특검이 조사 중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특검팀 소속 검사들은 매너포트가 투표 자료 공유에 대해 거짓 진술했다고 지적했으나, 변호인들은 매너포트가 고의로 수사팀을 오도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매너포트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2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킬림닉과 만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법원 문건에는 매너포트가 지난해 5월26일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제3자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도와주는 듯한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도 담겼다.
특검팀은 이 메시지가 "제3자가 대통령과 만났을 때 소개용으로 매너포트의 이름을 사용해도 되는지 허락을 구하기 위해 보낸 문자"라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은 매너포트의 변호인단이 제출한 10장 짜리 법원 문건에서 일부 내용이 제대로 삭제되지 않는 바람에 언론에 유출됐다.
블룸버그는 문건을 복사해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 붙여넣기 하면 삭제된 내용 중 4개 부분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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