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래에 맞았다더니…주먹 날리고 팔 비틀고 '거짓말' 드러나
경찰, 군의원 8명·공무원 5명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예천=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외국 연수 중 버스 안에서 가이드를 폭행할 때 다른 동료 의원은 구경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과 9일 안동 MBC가 입수해 공개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버스 뒷자리에 누워 있던 박 의원이 일어나더니 앞쪽 자리에 있던 가이드에게 다가갔다.
이어 오른손 주먹으로 가이드 얼굴을 때렸다.
가이드가 손으로 얼굴을 막았으나 다시 주먹질하고 팔을 비틀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버스 안에 있던 다른 군의원은 구경만 하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박 의원은 당초 "손사래에 가이드가 맞았다"고 해명했으나 일방적으로 폭행했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가이드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던 이형식 의장은 가이드를 물끄러미 쳐다만 봤다.
버스 기사가 나서서 박 의원을 제지하며 항의하자 그제야 이 의장이 박 의원을 말렸다. 그러나 박 의원이 이 의장을 밀쳐 넘어뜨렸다.
가이드는 박 의원에게 맞아 안경이 부서졌고 얼굴에서 피를 흘리며 911에 신고했다.
그 뒤 병원 응급실로 간 가이드 얼굴에서 의사가 안경 파편을 끄집어냈다.
예천군 의원 9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 10일 동안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다. 전체 연수 비용은 6천188만원이다.
박 의원은 연수 나흘째인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6시께(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 전 버스 안에서 주먹으로 가이드 얼굴을 때렸다.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에 나선 예천경찰서는 가이드에게 폭행 관련 서명 질의서를 보냈다.
또 가이드에게서 받은 병원 치료 차트를 분석해 폭행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가이드는 경찰에 진단이 3주 정도 나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 8일 연수를 다녀온 의원 8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예천군청·군의회 홈페이지에도 예천군 의원들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kimh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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