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EU 외교 지위 일방적 격하 논란

입력 2019-01-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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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EU 외교 지위 일방적 격하 논란
부시 장례식 조문객 중 EU 대사 맨 마지막 호명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의 역할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해 아무런 공식 성명이나 사전 통고 없이 자국 주재 EU 대표부의 외교적 지위를 격하시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EU의 강력한 항의와 뒤이은 EU와 트럼프 행정부 간 논의를 통해 EU 대표부에 대한 미 행정부의 외교적 지위 격하 조치는 '최소한 잠정적으로' 번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EU 대사에 어떤 외교적 지위를 부여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12월 4일 브뤼셀 방문 중 유엔이나 EU 같은 국제기구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도발적' 발언을 했으며 바로 그다음 날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EU 대표부에 대한 외교적 지위 격하가 명백해졌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 주재 EU 대표부 데이비드 오설리번 대사의 지위가 회원국이 아닌 국제기구 대사로 '강등' 된 것으로 오설리번 대사는 외교 의전에 따른 통상적인 순서에 포함되지 못했다.
조문을 표명하기 위해 워싱턴에 모인 각국 외교관들은 워싱턴 부임 기간순에 따라 호명되는데 오설리번 대사의 경우 맨 마지막에 호명된 것으로 EU의 한 외교관이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밝혔다.
지난 2014년부터 워싱턴에 재임해온 오설리번 대사는 워싱턴에 주재하는 150여 각국 대표들 가운데 외교 의전상 20~30순위에 해당한다.
EU의 마야 코치얀치치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 측의 외교 의전 관행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워싱턴 주재 EU 대표부에 미치는 가능한 의미와 관련해 미 행정부 관련 부처와 협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질문은 미국 측에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오설리번 대사를 이을 새로운 주미 대사를 선정할 예정이나 새 대사가 미정부로부터 어떤 외교적 신분을 부여 받게 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EU에 대한 반감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으며 지난해 7월에는 무역과 관련해 EU를 '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 EU가 본래 무역에서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결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를린 소재 독일외교위원회의 다니엘라 슈바르처 소장은 "외교적 지위 격하는 미 대통령이 그동안 EU에 대해 보여온 경멸을 상징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행정부들과는 대조적으로 무역 등 분야에서 EU의 단합을 저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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