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이익증가율 10.2%→6.8%…'실적 침체'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올해 미중 무역 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의 타격 등으로 미국 상장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IBES 자료를 인용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소속 기업들의 올해 이익증가율 전망치가 지난해 10월 10.2%에서 6.8%로 대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레피니티브 자료는 트럼프 정부의 감세 혜택에 힘입어 기업실적이 20% 넘게 성장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익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애플로 대표되는 기술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전체 기업의 실적 둔화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기술기업들은 지난 8분기 가운데 7분기 동안 높은 수익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전체 기업들의 실적 호전을 주도해왔다.
지난해 기술기업의 주당순이익은 23.2%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올해 S&P 500에 속하는 미국 기술기업들의 수익은 2019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며 연간 전체로는 2.6%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실적 침체'(Earnings recession)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 침체'는 전년 동기대비 수익이 2분기 연속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모건스탠리도 올해 '실적 침체' 발생 가능성이 5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대부분의 '실적 침체'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발생했다.
척 칼슨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쇼크는 어닝 침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며 "이는 기업을 넘어 많은 투자자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만큼, '실적 침체'는 기우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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