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립' 꾀하는 中, 최고과학기술상 상금 13억원으로 올려

입력 2019-01-09 13:48  

'기술자립' 꾀하는 中, 최고과학기술상 상금 13억원으로 올려
"과학자 기 살리기 목적"…276개 프로젝트에 국가과학기술상 수여
시진핑 직접 수여…中 지도부 전원 시상식 참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에 맞서 '기술자립'을 꾀하는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 상금을 대폭 올리며 '과학자 기 살리기'에 나섰다.
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과학기술상 시상식에서 류융탄(劉永坦·82) 하얼빈공대 원사(院士) 등 2명에게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을 수여했다.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은 중국의 과학자나 기술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로, 전날 시상식에는 시 주석은 물론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전원 참석했다.
류 원사는 중국 레이더 개발 역사의 산증인으로, 수평선 너머까지 탐지할 수 있어 '바다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초수평(OTH·Over The Horizon) 레이더'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을 받은 다른 1명은 '지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핵 공격 대피 지하시설을 개발한 첸치후(錢七虎·82)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공정대학 원사이다.
그가 개발한 기술은 민간 분야에도 적용돼 양쯔강을 가로지르는 터널 건설과 홍콩과 광둥성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세계 최장의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건설에도 적용됐다.
특히 두드러진 점은 지난해까지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의 상금이 500만 위안이었으나, 올해부터는 800만 위안(약 13억원)으로 대폭 인상됐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전에는 상금의 90%를 연구 경비로 써야 해 개인이 받는 것은 상금의 10%에 불과했으나, 올해부터는 상금 전액이 개인의 소득으로 귀속돼 실질적인 상금 인상 효과는 훨씬 크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맞서 '기술자립'을 강조하는 중국이 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해 첨단 과학기술의 개발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 인민일보는 "기술 경쟁은 갈수록 격렬해질 것이며, 우리가 기술의 사다리를 오르지 못한다면 뒤처지고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시 주석의 2015년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가과학기술상은 1955년 제정됐으며, 올해는 38개 국가자연과학상, 67개 국가기술발명상, 173개 국가과학기술진보상 등 278개 프로젝트에 상을 줬다. 5명의 외국 과학자도 중국국제과학기술합작상을 받았다.
한편 이날 시 주석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의식한 듯 연설에서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지원과 함께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지식재산권 생성과 보호, 적용 및 서비스를 위한 체계를 강화하고, 지식재산권 침해와 도용을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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