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왔었는데…" 취업난 속 공공기관 채용박람회 '북적'

입력 2019-01-09 16:21   수정 2019-01-0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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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왔었는데…" 취업난 속 공공기관 채용박람회 '북적'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저는 문과생에다가 취업 준비도 늦게 시작해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에요.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다 써볼 생각이에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는 최근 더 어려워진 일자리 사정을 보여주듯 취업준비생과 고졸 구직자들로 북적였다.
이수인(24)씨는 "사범대를 나왔지만 요즘은 임용고시도 힘들다"며 "여기서 잘 몰랐던 공기업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9회째인 이번 행사에는 한국전력, 한국산업은행 등 131개 공공기관이 참가했다.
10일까지 이틀간 열리지만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이미 1만7천여명이 박람회를 찾은 것으로 집계돼 뜨거운 취업 열기를 반영했다.
오전 10시부터 행사장은 직무에 대한 정보를 인사담당자에게 물으려는 취준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자기소개서에 밑줄을 치거나 공공기관 채용정보 책자를 살피는 이들도 있었다.
박람회에서 만난 청년들은 이구동성으로 취업이 어렵다며 걱정을 늘어놨다.
2년간 취업 준비만 했다는 윤모(27)씨는 "작년에도 박람회 왔는데 이번에 또 왔다"며 "계속 떨어지기만 하니까 괜히 주눅 들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윤 씨는 "줄이 길어 많이 기다려야겠지만 금융공기업에 대한 정보를 꼭 듣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범(25)씨도 "요즘은 공대도 힘들다. 나도 가리지 않고 입사 원서를 내 볼 생각이다"며 "면접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 인사담당자를 만나 꼭 도움을 받고 싶다"고 했다.

박람회에서는 모의면접,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직업기초능력검사, 인성검사 체험 등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기존 프로그램과 함께 블라인드채용 전략 특강, 주요기관 인사담당자들의 토크쇼 등도 진행됐다.
특히 인사담당자와 구직자 4명이 모의면접을 하는 공개모의면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오후 1시께 이 면접장에는 자리가 모두 차는 바람에 바닥에도 10여명이 앉아 순번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공기업에 들어가려 4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는 황모(30)씨는 "박람회에 온 게 사실 취직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다들 너무 불안하니까 뭐라도 하려고 온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홍남기 "2021년까지 3년간 취업 굉장히 어려워" / 연합뉴스 (Yonhapnews)
이날 정오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취업준비생들이 만나는 소통 라운드테이블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취업준비생들은 기업이 지원자의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문제, 지역 출신이지만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경우 공공기관 지역인재 우대를 받을 수 없는 문제 등을 이야기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신규채용을 지난해 2만2천873명에서 올해 2만3천284명으로 늘리고 고졸과 지역인재 채용도 확대할 계획이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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