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 공조수사로 검거…해외서버 둔 음란사이트 운영자도 나란히 송환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절단하고 외국으로 도주한 50대 성범죄 전과자와 외국에 서버를 두고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다 해외로 도피했던 30대가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앞서 태국에서 현지 경찰에 검거된 A(51)씨와 B(36)씨를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항공편으로 송환했다.
A씨는 2002년 특수강도강간 등 성범죄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2014년 출소하면서 7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그는 4년 만인 지난해 3월25일 전자발찌를 절단해 쓰레기통에 버린 뒤 같은 날 오후 일본으로 출국하고서 다시 태국으로 이동해 도피 생활을 했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장치를 절단하고 외국으로 도피한 국내 사례는 A씨가 처음이다. 법무부 보호관찰소는 A씨 출국 이후 관련 사실을 인지해 경찰에 신고했다.
법무부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해 최상위 수배등급인 적색수배를 발부받았다. 이후 A씨가 태국으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되자 주재관을 통해 현지 경찰에 피의자 검거를 위한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A씨 소재파악에 착수한 태국 경찰은 그가 파타야에 은신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수색한 끝에 작년 10월13일 파타야의 한 카페에서 A씨를 발견, 검거에 성공했다.
함께 송환된 B씨는 2016년 4월부터 미국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며 음란물 약 14만3천건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망에 올랐다. 그는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다른 음란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판매하고, 자신의 사이트에 배너광고를 게재하는 등 방법으로 2억5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 수사를 피하려고 새로운 음란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작년 4월25일 태국으로 출국해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B씨에 대해서도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태국 경찰은 B씨가 방콕의 한 고급 콘도에 체류한다는 첩보를 입수, 지난해 10월7일 은신처를 급습해 그를 검거하고 현장에 있던 카메라와 노트북PC, 외장 하드디스크, 휴대전화, 현금 130만바트(약 4천500만원) 등 증거물을 압수했다. 한국 경찰은 이들 증거자료 일체를 넘겨받아 수사에 활용할 방침이다.
A씨는 특정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B씨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조사받을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국과 태국 경찰 간 긴밀한 협력관계 덕분에 피의자들을 검거해 한국으로 송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외국에 도피 중인 피의자들을 인터폴 등을 통해 끝까지 추적·검거해 사법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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