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혁신 우수사례 서울 천일초 방문…학생·교사 등과 간담회
![](https://img.yonhapnews.co.kr/photo/yna/YH/2019/01/09/PYH2019010914320001300_P2.jpg)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학교는 그동안 권위주의적이고 획일적인 통제 방식의 공간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창의성과 협력심·배려심을 키우는 공간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일 학교 공간혁신 우수 사례인 서울 강동구 천일초등학교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천일초에 도착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이 학교의 꿈담교실 등 혁신 공간들을 둘러봤다.
꿈담교실(꿈을 담은 교실)은 획일화·표준화된 초등학교 교실을 창의적·감성적 공간으로 바꾸는 서울시교육청의 공간혁신 사업이다.
천일초가 지난해 3∼9월 9억2천여만원을 들여 공간혁신을 시도한 교실과 도서관은 기존의 학교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1학년 1∼3반 교실은 학생들이 딱딱한 책·걸상 대신 난방이 들어오는 바닥에 아기자기한 좌식 테이블을 놓고 편안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http://img.yonhapnews.co.kr/photo/yna/YH/2019/01/09/PYH2019010914410001300_P2.jpg)
학생들이 직접 이름을 붙였다는 '상상나무 도서관'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뿐 아니라, 다락방이나 '비밀의 방' 형태의 크고 작은 공간이 있어서 학생들이 끌리는 대로 편하게 책을 볼 수 있었다.
방학인데도 열 명 넘는 학생이 도서관에 나와 책을 보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유 부총리가 "방학인데 나왔느냐"고 묻자 이제 6학년이 된다는 한 학생은 "거의 매일 학교에 와서 논다. 도서관이 넓어지고 책이 많아져서 좋다. 이런 학교에 오래 다닐 수 있어서 후배들이 부럽다"며 활짝 웃었다.
유 부총리와 조 교육감은 이후 학생·교사·학부모·공간혁신 전문가들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
학생대표로 참석한 고주희 자치회장은 "도서관을 바꾸니까 책 읽기 꺼리던 학생들도 친구들이랑 노는 것처럼 도서관을 가게 되더라"면서 "도서관 이름은 학생들이 의논해 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http://img.yonhapnews.co.kr/photo/yna/YH/2019/01/09/PYH2019010914920001300_P2.jpg)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는 저서로 유명한 도시경관 전문가 김경인 브이아이랜드 대표는 "학교 건축에 철학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는 학생을 관리 대상, 훈육·육성의 대상으로 뒀다"면서 "지금의 변화는 데커레이션 수준이다. 교육부에서 학교 건축에 대한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선도적인 사례를 시스템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천일초 사례를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모델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새로 짓는 학교의 공정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앞당기는 방안도 고민이 필요하겠다"고 답했다.
hy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