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주민인 50대 지적장애인 노동력 착취·정부지원금 가로채
어린 딸 수년간 성적 유린·성매매 내몰고 대가도 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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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지적장애인의 노동력과 정부지원금을 수년간 착취한 것은 물론 그의 어린 자녀들까지 성매매로 내몰아 성적으로 유린한 이른바 '강릉 현대판 노예 사건'의 모자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 1부(김복형 부장판사)는 9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요 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A(48·여)씨와 그의 아들 B(28)씨가 "원심 형량이 무겁다"며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8년 8개월과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모자는 2011년부터 지적장애 3급인 C(53·여)씨를 취직시켜 준 뒤 월급을 가로챘다.
이후 이들은 C씨가 벌어들인 수천만원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썼으며, C씨의 장애지원금 수천만원도 가로챘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C씨의 딸이 16살 때 폭행과 협박으로 성매매를 시켰으며, 그 대가마저도 착취했다.
특히 아들 B씨는 C씨의 딸이 불과 12세일 때부터 8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강간해 성적으로 유린했다.
이들 모자는 C씨의 나머지 어린 자녀 3명에게도 특별한 이유 없이 야구방망이로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익명의 제보자가 성폭행 상담센터에 고발하면서 세상에 드러났고, 경찰 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적장애가 있는 것을 이용해 노동력과 정부지원금을 착취했다"며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반항하기조차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와 그 어린 자녀들을 장기간 유린한 반인륜적 범죄로 죄질이 극히 나쁘다"며 "원심의 형을 달리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만큼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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