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출발 당시엔 北철도성 표식만…"中구간서 기관차만 바뀐 것"
남북 철도조사 때도 北기관차가 남측 열차 이끌어
(베이징·서울=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정빛나 정성조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마치고 9일 귀국길에 오른 가운데 그가 이용한 특별열차에 중국 철도임을 나타내는 표식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9일 오후 연합뉴스가 중국 베이징(北京)역에서 포착한 북한 특별열차의 맨 앞 기관차 측면에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철도총공사(China Railway)를 나타내는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원형 형태로 된 이 표식은 전날 김 위원장이 베이징역에 도착했을 당시 카메라에 포착된 열차의 기관차에도 도장돼 있었다.
이는 얼핏 보면 앞서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출발 영상 속 특별열차 표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중앙TV 영상 속 열차의 표식은 '북한 철도성'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중국철도총공사 표식과 달리 두 개의 원형으로 돼 있다.
멀리서 보면 양쪽의 표식이 유사해 한때 내외신 사이에서는 중국철도총공사 표식이 북한 특별열차 표식이라는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중국 측 선로 구간에 진입하면서 기관차가 중국의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호나 통신, 역사 체계 등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국 철로에서는 그 나라 기관차가 열차를 이끄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갈 때도 두만강 변에서 러시아 기관차가 기다리고 있다가 기관차만 바꿔 북한 특별열차의 객차를 끌고 갔다"고 말했다.
北조선중앙방송, 김정은 7∼10일 방중 공식 발표 / 연합뉴스 (Yonhapnews)
안 연구위원은 "연결기로 하는 기관차 교체 작업은 '손가락 걸듯'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한국, 북한, 중국이 궤도의 폭이 같아 큰 불편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신의주에서 기관차 교체 작업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며 "북·중 간에는 단둥(丹東)과 신의주 구간 사이 운송협정이 맺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접경 지역에서 기관차만 바꿔 중국 땅에 입성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이뤄진 북측 철도 구간에 대한 남북 철도공동조사 당시에도 북측 기관차가 남측 열차를 이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중국 기관차는 정면에 '둥펑'(東風)을 의미하는 'DF'라는 영문 이니셜과 함께 '0001' 등의 숫자가 적혀 있는데, 국가지도자나 외빈 등 기관차 용도에 따라 이 숫자도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 특별열차가 베이징역을 오갈 때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기관차에도 각각 'DF0003', 'DF0006'이라는 번호가 각각 새겨져 있었다.
shine@yna.co.kr
'파격' 35번째 생일에 중국 간 김정은…북경반점서 오찬 후 귀국길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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