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참' 이효희 "원정이의 마음, 제가 잘 알아요"

입력 2019-01-09 22:26  

'현역 최고참' 이효희 "원정이의 마음, 제가 잘 알아요"
"체력은 타고났다…언니들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종민(45)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늘 주전 세터 이효희(39)의 체력을 걱정한다.
충분한 휴식을 주고 싶지만, 아직 제2의 세터 이원정(19)에게 경기를 맡길 수는 없다.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흥국생명과의 방문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을 치르는 동안에도 이효희가 사실상 경기를 책임졌다.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2(25-16 21-25 25-15 20-25 17-15)로 꺾었다.
경기 뒤 만난 이효희는 "졌으면 더 힘들었을 텐데 이겨서 조금 낫다"고 웃으며 "밥 더 많이 먹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효희는 이번 시즌 여자부 최고령 선수다. 그는 불혹을 앞두고도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세터 자리에서 주전으로 뛴다.
이효희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체력은 타고난 편"이라며 "감독님께서 내 체력을 걱정하시지만, 체력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스무 살 차가 나는 후배 이원정을 걱정한다.
이효희는 "나도 원정이 나이 때에는 선배들에게 토스하는 게 무서웠다. '선배들이 때리기 좋은 공을 줘야 해'라는 압박감이 정말 심했다"며 "원정이도 그런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최대한 원정이의 마음을 잡아주고 싶다. 원정이는 충분히 좋은 세터다"라고 후배를 감쌌다.
'베테랑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도, 이효희의 '임무'다.
이효희는 "도로공사는 베테랑 선수가 많은 팀이다. 그만큼 엉뚱한 범실이 적다"며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경험 많은 '언니'들이 필요할 때가 있다. 코트 위에서 그 이유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도로공사에서 이효희는 '매 경기 필요한 선수'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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