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회담에서 북경반점 오찬까지 돈독했던 이틀

입력 2019-01-10 11:59   수정 2019-01-10 16:02

김정은·시진핑, 회담에서 북경반점 오찬까지 돈독했던 이틀
김정은, 김일성 찾았던 북경반점서 시진핑과 오찬
CCTV, 북중 정상 만남 소식 11분간 상세하게 전해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만나 이틀의 시간을 함께 지내다시피 하며 돈독한 관계를 다졌다.
중국 관영 CCTV가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있었던 북중 양국 최고 지도자들의 만남에 대해 계속 보도를 자제하다가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돌아간 10일 오전에야 뒤늦게 아침 뉴스에서 11분간 머리기사로 전했다.
CCTV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이 8일 오후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인민대회당 회담장에서 마주했을 때 김 위원장은 진지하면서도 사뭇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김정은·시진핑, 회담에서 북경반점 오찬까지 돈독했던 이틀 / 연합뉴스 (Yonhapnews)
시 주석이 말할 때 김 위원장은 두 손을 모으고 들었고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대화 내용을 기록하면서 열심히 듣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따금 고개를 숙이고 준비한 자료를 봐 가면서 말을 했다.
반면 시 주석은 손짓을 자주 써가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했고 얼굴에 웃음을 머금을 때도 많았다.
시 주석은 정장에 분홍색 계열 넥타이를 했고, 김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이어서 대조적이었다.
회담 전에 인민대회당 북쪽 홀에서는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시 주석의 앞으로 김 위원장이 다가갔고 두 사람은 두손을 맞잡았다. 이어 양국 정상은 부인들과도 차례로 악수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악수할 때는 허리를 살짝 굽혀 예의를 갖췄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상대국의 주요 인사와 악수를 했는데 시 주석이 북한 인사들 앞을 지나가면서 악수를 할 때는 김 위원장이 일일이 소개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도 인사를 나눴다.
북한 국가에 이어 중국 국가가 연주됐고, 양국 정상은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아이들이 활달한 몸짓으로 북한과 중국 국기와 꽃을 흔들자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북중 정상은 회담 후에는 부부 동반으로 환영 연회에 참석했다.

시 주석이 먼저 마이크 앞에서 인사말을 했고 김 위원장도 안경을 낀 채로 단상에 올라 답사를 했다.
이날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라 시 주석이 특별히 축하해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다만 CCTV 보도에서는 김 위원장의 생일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영상에서도 이와 관련된 장면은 보이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이 생일을 중국에서 보내는 것은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었다.
환영 연회장 벽에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이 있는 대형 사진이 내걸려 양국의 우호관계를 부각했다.
북중 정상, 4차회담서 한반도 비핵화 '한마음' / 연합뉴스 (Yonhapnews)
북중 정상은 공연도 함께 관람했다.
다음날인 9일 오전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베이징 톈안먼 근처의 호텔인 북경반점에서 부부 동반으로 다시 만나 점심 식사를 같이했다.1900년 세워진 이 호텔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중국을 찾을 때 방문한 적이 있는 곳이다. 김 주석은 이곳에서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등 중국 지도자와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과 이틀째 만난 김 위원장은 첫날보다 한결 편안하고 스스럼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의자 팔걸이에 왼팔을 기대고 시 주석 쪽으로 몸을 기울여 대화하기도 했고, 시 주석의 말에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 부부에게 북중 정상회담 사진을 담은 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베이징 이좡에 있는 중국의 전통 약제 기업인 동인당제약의 공장을 방문해 중의약 가공 생산 라인을 참관했는데 이 장면도 상세하게 보도됐다.
영상에서 검정 코트에 중절모 차림으로 나타난 김 위원장은 병에 든 동인당 제품을 손에 들고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설명을 들었다. 그는 인체 모형을 가리키면서 질문을 하기도 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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