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호주 주재 각국 대사관과 영사관 등 외교공관에 수십 개의 수상한 소포를 보낸 용의자가 체포됐다.
호주연방경찰(AFP)과 빅토리아주경찰은 빅토리아주 남동부 셰퍼턴 자택에 있던 48세 남성을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ㆍdpa 통신 등이 10일 전했다.
그는 호주 각국 외교공관 10여 곳에 무려 38개의 의심스러운 소포를 보낸 혐의다.
경찰은 그의 자택에서 미처 보내지 못한 소포 일부를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하루 전 멜버른을 비롯해 캔버라, 시드니 주재 미국 및 영국 등의 영사관에 우체국 택배를 통해 문제의 소포를 보냈다.
만일 범죄 사실이 밝혀지면 이 남성은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고 AFP는 말했다.
이 남성은 이날 멜버른지방법원에 출두한다.
AFP는 현재 소포 발송에 따른 공공 불안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38개 소포 가운데 29개를 회수했지만, 소포 안 물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감식반을 동원해 정밀 조사에 나선 상태다.
[로이터 제공]
호주 매체들은 소포 안에 플라스틱과 석면이 든 비닐봉지가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멜버른에서 발행되는 일간 '디에이지'(The Age)는 멜버른 주재 한국 영사관에서 소방관 1명이 겉면에 석면이라고 적힌 비닐봉지를 갖고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문제의 소포를 받은 외교공관은 그리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태국, 인도, 일본, 파키스탄, 이집트, 덴마크, 스위스 등이다.
호주 연방정부 외교통상부는 이에 앞서 이번 주 초 캔버라 및 시드니 주재 외교공관 3곳에 의심스러운 소포가 배송된 것과 관련, 캔버라 주재 각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이메일을 보내 주의를 촉구했다.
이어 호주 주재 모든 외교공관에도 이메일을 보내 주의를 환기했다.
지난 7일 시드니 주재 아르헨티나영사관에 흰색 가루가 든 수상한 소포가 배달돼 직원 등이 1시간 이상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하지만 문제의 가루는 위험하지 않은 물질로 밝혀졌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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