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PPI 상승률 0.9% 그쳐 '충격' 수준…2년여 만에 최저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 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중국의 경기둔화 추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디플레이션 조짐마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6%에 크게 미치지 못한 '충격' 수준의 결과다. 12월 상승률은 전달 상승률 2.7%와 비교해 급속히 둔화했다.
중국의 월별 PPI 상승률은 작년 6월 4.7%까지 상승하고 나서 6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본격적으로 대두할 전망이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이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다.
또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실제 물건값을 반영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영향을 준다.
PPI 상승률의 급속한 둔화는 미중 무역 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중국 내 원자재 수요 감소와 제조업 활력 부진이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1.9%로 전달의 2.2%보다 둔화했다. 시장 전망치인 2.1%에도 미치지 못했다.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990년 이후 28년 만의 최저 수준인 6.6%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들은 일제히 중국의 경기둔화 가속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인 50 밑으로 떨어져 중국 제조업 분야가 경기 위축 국면에 들어갔음을 보여줬다.
중국 공업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근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소매판매 증가율은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드리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작년 세계 최대 규모인 자동차 시장이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하는 등 실물 경제 곳곳에서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 해소를 통해 외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대적인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부양책을 동원해 경기 사이클 조절에 적극적으로 나겠다고 밝혔다.
또 이달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8천억 위안(약 130조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는 등 작년보다 한층 완화된 '온건한' 통화 정책을 펴나가기로 하는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태세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중국 정부의 상황 관리 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통계에서 나타나는 것과는 관계없이 중국 경제가 상당히 둔화했다는 아주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우려의 근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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