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개 자격증 운영현황 실태조사…"대여 관련 규제 제각각·미흡"
어린이집 원장·보육교사 자격증 대여받아 보조금 1억4천만원 부정수급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의사, 약사, 법무사 등 171개 국가전문자격증의 대여 및 대여 알선행위에 대한 규제가 자격증마다 제각각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가전문자격증 운영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전문자격증 대여·알선행위 제재 강화방안'을 마련, 기획재정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27개 중앙행정기관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권익위가 실태조사를 한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정부 부처가 운영하는 국가전문자격증은 총 171개이다. 국가전문자격증은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이를 중개할 수 없다.
하지만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뿐만 아니라 보육교사, 평생교육사 등 일반 분야에서 대여·알선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해 돈벌이에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 권익위의 설명이다.
권익위 실태조사에서 A씨는 어린이집 원장 4명과 보육교사 20명으로부터 자격증을 대여받아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1억4천200여만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자격증을 대여한 사람에 대해 자격취소 등 행정처분 없이 징역, 벌금 등 형사처벌만 부과하거나 자격증을 대여받은 사람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없는 관련 법률도 적지 않았다.
대여를 알선한 사람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자격증은 171개 국가전문자격증 중 14개에 불과했다.
이에 권익위는 경매사, 소방안전관리자 등 47개 자격증의 경우 대여한 사람에게 자격취소 및 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하는 규정을 마련하게 했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88개 자격증에 대해서는 자격증을 대여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두도록 하는 등 개별 법률의 미비점을 개선하라고 중앙행정기관에 권고했다.
안준호 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국민의 생명, 재산 등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국가전문자격증을 대여하고 알선하는 행위가 근절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j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