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해상서 화물선과 충돌 낚시어선 전복…3명 사망·2명 실종(종합3보)

입력 2019-01-11 15:24   수정 2019-01-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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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해상서 화물선과 충돌 낚시어선 전복…3명 사망·2명 실종(종합3보)
낚시객 12명 등 14명 승선, 사망자들 구명조끼 착용 안한채 선내서 발견
"배가 뒤집혀있다" 충돌 숨기고 신고한 화물선 운항 총괄 입건 조사 방침
낚시금지구역인 공해상에서 낚시했는지 전복된 뒤 밀려 왔는지 등도 확인



(통영=연합뉴스) 김선경 박정헌 기자 = 11일 경남 통영 인근 해상에서 14명이 탄 낚시어선이 3천t급 화물선과 충돌한 다음 전복돼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인근 선박과 해경에 구조된 나머지 9명은 비교적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영해경은 경비함정 등을 동원해 실종자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경은 낚시어선과 충돌한 화물선을 통영항으로 압송해 도착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규명할 계획이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 '쾅' 직후 어선 전복…승선 14명 중 3명 사망·2명 실종
이날 오전 5시께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80㎞ 공해상에서 여수 선적 9.77t급 낚시어선 무적호(정원 22명)가 파나마 선적 3천t급 화물선과 충돌해 뒤집혔다.
당초 화물선은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배가 뒤집혀있다"며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통해 통영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10일 오후 1시 20분께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서 갈치낚시를 위해 출항한 무적호에는 14명이 타고 있었다.
통영해경과 사고 사실을 전파받은 민간 어선들은 사고 해역에서 구조에 나섰다.

통영해경이 현장에 도착(오전 6시 41분)하기 전인 오전 6시 5분께 민간 어선이 1명을 최초 구조하는 데 이어 화물선에서도 1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뒤이어 해경과 민간 어선들이 합심해 오전 7시 54분께까지 실종자 2명을 제외한 12명을 모두 발견했다.
전체 구조 인원 중 6명은 민간 어선, 5명은 해경, 1명은 화물선이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선장 최 모(57)씨 등 3명은 끝내 숨졌지만, 나머지 9명은 비교적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해경은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해 선내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오후 현재 경비함정 22척, 항공기 8대, 유관기관 선박 8척, 민간 선박 6척이 현장에서 수색활동을 펼치고 있다.



◇ 낚시어선 안전수칙 지켰나…사망자 모두 구명조끼 안 입어
발견된 12명(선내 3명, 해상 9명) 중 의식불명 상태로 선내에 있던 선장 최 모(57)씨 등 3명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터질 게 터졌다' 도마위에 오른 낚시어선 안전불감증 / 연합뉴스 (Yonhapnews)
이 밖에 무사히 구조된 낚시객 9명 중 1명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낚시어선은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여서 미착용은 과태료 대상이라고 통영해경은 설명했다.
통영해경은 또 무적호의 당시 항적 등을 확인해 조업 금지 구역에서 낚시를 했는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사고 장소인 공해상은 원래 낚시행위가 불법이 아니었지만, 평소 파고가 높아 위험하고 안전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올해부터 금지된 바 있다.

무적호 사무장(49)은 이날 구조돼 여수신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겨울에는 북서풍이 불어 통영 쪽으로 가야 편하게 갈 수 있다. 조업은 전라도에서 했고 돌아가려고 통영 쪽으로 약간 배질한 것"이라며 조업 구역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사무장과 승선원들을 조업을 마친 뒤 입항하던 중이었다고 진술을 하고 있는데, 확인작업을 거쳐야 한다"며 "항적을 포함해 조사를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화물선 운항 총괄 선원 입건…"압송 뒤 구체적 조사"
통영해경은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면서 사고 경위 파악 및 관련자 수사에도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통영해경은 이날 생존 낚시객 다수로부터 "다른 선박과 충돌한 것 같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최초 신고 선박 등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섰다.
통영해경은 사고 직후 현장에서 1명을 구조한 다음 해당 해역에서 머물고 있던 화물선으로 수사관들을 태운 경비정을 급파해 화물선 관계자로부터 충돌 사실을 확인받았다.
해당 화물선의 운항 지휘 책임을 맡은 필리핀인 당직 사관(44)은 "충돌하기 전 좌측으로 배를 돌렸으며 어선이 피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선 선장은 당시 당직 사관에게 운항 지휘를 맡긴 뒤 잠을 자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영해경은 화물선이 통영항에 도착하는 대로 해당 필리핀인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기로 했다.
화물선 선장에 대한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무적호 선장 역시 전복사고 책임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되지만, 통영해경은 선장이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화물선이 신고한 뒤 구조활동을 하며 사고 현장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본인들 선박과 충돌한 사실을 왜 밝히지 않았는지는 조사해봐야 한다"며 "화물선을 압송해온 다음 본격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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