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사위원회 보고서에서 밝혀…특정 국가 거명은 안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해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포함해 전체 인구 4분의 1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싱가포르 사상 최악의 해킹 사건은 국가의 지원을 받는 해커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싱가포르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 조사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지난해 발견된 해킹 공격은 주요 목표인 총리를 포함해 환자들의 개인 의료 기록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해킹 공격자는 기술적이고 정교했다"고 평가하고, 대개는 외국 정부와 연계된 부류라고 덧붙였다.
정보를 빼내고 각종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광범위하고 세심하게 계획된 사이버 작전을 펼치는 것이 국가가 연관된 사이버 공격자들의 특징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조사위원회는 보고서에 해커들의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앞서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들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들어 용의자의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은 많은 국가가 공격적인 사이버 공격 능력을 갖추고는 있지만, 최근 수년간 가장 진보된 사이버 공격은 중국, 이란, 북한 그리고 러시아 등 소수의 국가에서만 나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해 7월 해커들이 악성 코드에 감염된 컴퓨터를 이용해 싱가포르 헬스 데이터베이스에 침투해 약 150만 명의 진료기록 등을 빼갔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전체 인구의 25% 이상이 피해를 본 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 병원의 외래환자 개인 신상 명세와 처방 약품 등에 대한 정보가 유출됐고, 해커들은 특히 리 총리의 신상정보와 처방 약에 대한 정보를 빼가려는 시도를 계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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