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충돌사고 끊이지 않는 통영 욕지도 바다…대부분은 '人災'

입력 2019-01-11 13:59   수정 2019-01-11 17:32

선박 충돌사고 끊이지 않는 통영 욕지도 바다…대부분은 '人災'
최근 5년간 발생한 사고 98%가 '운항과실'…욕지도 인근 최근에만 2건



(통영·여수=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1일 새벽 경남 통영 욕지도 낚시어선 무적호 전복사고의 원인이 선박 간 충돌로 밝혀지면서, 최근 수년 동안 이 지역에서 발생한 해상사고가 주목받고 있다.

공교롭게 욕지도 인근에서는 최근 다수의 인명피해를 동반한 두건의 어선 전복사고가 발생했는데, 모두 선박 간 충돌이 원인이었다.
2009년 3월 28일에는 욕지도 남방 42마일 해상에서 제주 선적 29t급 연승어선이 전복해 선원 4명이 실종됐다.
당시 사고 원인을 수사하던 해경은 인양된 어선의 뒷부분에서 충돌 흔적을 발견, 제주 남동쪽에서 남해 연안 항구로 입항하는 선박과 교차하다 부딪힌 것으로 사고 원인을 추정했다.
2011년 3월 15일에는 경주 감포 선적 69t 채낚기 어선인 용성호가 욕지도 남서쪽 12㎞ 지점 해상에서 울산 선적 181t 예인선 고려호가 끌고 가던 1천861t 조선기자재 운반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용성호 선원 8명이 바다에 빠져 2명만 구조되고 선원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2명은 실종됐다.
이번 낚시어선 무적호 전복사고도 사고를 최초 신고한 3천t급 화물선과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해상사고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록 어선의 해양사고 발생 선박 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어선 해양사고 발생 척수는 2013년 839척에서 2014년 1천29척, 2015년 1천621척, 2016년 1천794척, 2017년 1천939척으로 매년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선박 간 충돌사고는 2013년 74건에서 2017년 100건으로 늘었다.
'터질 게 터졌다' 도마위에 오른 낚시어선 안전불감증 / 연합뉴스 (Yonhapnews)
선박 충돌사고가 발생한 시간대는 이번 사고처럼 새벽 시간대인 오전 4시에서 8시 사이가 가장 많았다.
2013~2017년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총 432건의 충돌사고 중 '기상악화' 등 불가항력으로 인한 사고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전체의 약 98%인 423건의 충돌사고 원인이 충돌예방규칙·충돌회피 위반, 법령규제사항 미준수, 일반원칙 미준수 등 운항과실로 인한 '인재(人災)'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에서 낚싯배를 운항하는 한 선장은 "선박 레이더, AIS, VTS 관제 등 충돌을 방지하는 안전망이 겹겹이 있는데도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모두 사람 탓이다"며 "새벽 시간 졸음 운항했거나, 부주의했거나, 피항법을 무시하는 등의 행태 탓에 선박 충돌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pch8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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