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뚝 자해상처 빨리 없어졌으면…" 학생 치유 프로그램 성과

입력 2019-01-11 15:45   수정 2019-01-11 16:00

"팔뚝 자해상처 빨리 없어졌으면…" 학생 치유 프로그램 성과
충남교육청 "입소한 아이들의 잠자는 모습 통해 프로그램 효과 확인"

(홍성=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이건 못하겠지'하던 생각이 '잘 할 거야'로 바뀌면서 요리 자격증도 따고, 이젠 엄마와도 거의 싸우지 않아요. 성적도 9등급에서 6등급으로 올랐구요…."

충남도교육청이 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꿈그린 센터'에 참여한 한 학생의 소감문이다.
꿈그린 센터는 각종 폭력과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두려움이나 불안 등의 정서장애, 자해로 학교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치유 프로그램이다.
2주간 기숙형으로 운영되는데, 그동안 매년 70여명의 학생이 다녀갔다.
이 센터는 학생들의 정서순화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정상생활 복귀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효과는 입소한 아이들의 잠자는 모습 변화를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전한다.
초기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잠자는 모습은 불안한 상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대부분의 학생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잠이 들었어도 우는 꿈을 꾸는 학생, 밤새도록 누군가와 싸우는 것 같거나, 잘못했다고 싹싹 빌기도 한다.
또 꿈속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무엇이 보인다고 무서워하거나,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안절부절못하며 밤을 새우는 학생 등 제각각 심리적 상처로 제대로 잠을 못 이루는 학생이 많다.
그러나 2주간의 합숙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점차 편안한 모습으로 변하며 잠자리 모습도 변한다.
이곳에 의뢰된 학생들은 심리적 외상으로 자존감이 매우 떨어져 있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성취동기 또한 낮아 힘을 가질 수 있는 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학생들은 매일 먹어야 하는 식사의 식단을 24시간 함께하는 선생님들과 직접 짜고 정성을 다해 조리한 음식을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는다.
체육관에서 호신술을 배우며 '내가 나를 지킨다'는 당당함을 느끼고, 산행을 통해 힘들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의 뿌듯함과 성취감을 경험한다. 우체국에서 우편물 분리 봉사활동을 하며 책임감을 느낀다.
드라마 치료 작업으로 내면에 축적된 상처를 외현화해 훌훌 털어내고, 저녁을 먹고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하는 미션 활동은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성찰하는 소중한 전환학습의 시간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금까지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며 진지하게 삶의 가치를 고민하고 깨우치는 모습으로 변화된다.
이런 활동은 학교로 복귀했을 때 적응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내적 동기를 유발하고 행동 변화를 유도해 자기를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부모님이 좋아하세요. 제 생활이 달라졌대요. 규칙적이고 대화도 잘하고, 표정도 밝아지고, 이젠 자해하지 않아요. 팔뚝에 있는 흉터가 빨리 없어지길 바라요.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센터를 거쳐 간 한 학생의 말이다.
jchu20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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