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히타치, 영국 원전사업 결국 포기…최대 3조원대 손실

입력 2019-01-11 16:24   수정 2019-01-11 16:56

日 히타치, 영국 원전사업 결국 포기…최대 3조원대 손실
일본내 투자유치 난항…英정부, 추가 자금출연 요청에 '난색'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영국에서 추진하는 원전 신설 계획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는 약 3조엔(약 31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조달 방안을 둘러싼 양국 정부와 기업 간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바람에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10일 영국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원전 비용 분담 방안에 대한 별다른 진전이 나오지 않은 것도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히타치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2천~3천억엔 규모의 손실을 2018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결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이 해외에서 건설하는 원전은 사실상 전무하게 됐고, 일본 정부의 인프라 수출 정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히타치는 내주 열리는 이사회에서 영국 원전 신설 계획 중단을 공식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는 설계 및 공사준비 등의 비용으로 한 달에 수억엔이 지출되고 있다.
히타치는 영국에 원전사업과 관련해 이미 3천억엔 규모의 자산이 있는 만큼 이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히타치는 2012년에 인수한 영국 원전 회사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를 통해 영국 중부 앵글시 섬에 원전 2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히타치의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회장은 지난해 5월 메이 영국 총리와 만나 자금 분담안도 결정했다.
총사업비 3조엔 가운데 2조엔 이상을 영국 정부의 지급보증을 통해 대출을 받기로 했다. 나머지는 히타치, 일본 정부와 다른 일본 기업, 영국 정부와 영국 기업이 각각 3천억엔씩 출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도쿄전력홀딩스와 주부(中部)전력 등 일본 내 전력회사들이 출자에 난색을 보이면서 이런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히타치는 지난 연말 영국 정부에 추가 자금 출연을 요청했지만, 영국 정부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히타치는 향후 영국 원전 사업 재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업계획을 대폭 재수립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대로 사업 철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원전 폭발 사고 이후 세계 곳곳에서 원전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며 일본의 해외 원전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도시바(東芝)는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 매각으로 6천억엔 이상의 손실을 보며 경영위기에 몰렸었다.
미쓰비시(三菱)중공업도 터키에서 추진하던 원전 건설을 포기한 바 있다.

choina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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