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 효과적 수습 위해 김 회장 겸직이 최선"
대구은행 이사회 "장기집권 위한 시도" 반발…갈등 심화
(대구=연합뉴스) 이재혁 기자 =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DGB대구은행장 겸직을 공식화했다.
DGB금융지주는 11일 자회사최고경영자추천위원회가 김 회장을 대구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 자추위는 "김 회장을 대구은행장으로 추천하고 2020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 겸직체제로 간다"고 결의했다.
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현재 경영위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습함으로써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안정과 통합,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김 회장 겸직이 최선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6∼8명의 역량과 자질을 심의한 결과 채용비리, 비자금, 펀드 손실보전 관련 등으로 마땅한 후보자를 찾기 어려웠다"며 "합리적 인재육성체계를 마련해 대내외에서 존경받을 만한 차기 은행장을 육성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8개월간 공석인 은행장을 겸직하게 되면 지난 4월 금융지주 이사회와 은행 이사회가 공동으로 천명한 지주·은행 최고경영자(CEO) 분리 원칙을 폐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오는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이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은행 임추위가 이미 김 회장 겸직에 반대 의사를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대구은행장 선임은 금융지주 자추위 추천과 은행 임추위 추천, 은행 이사회의 주주총회 상정 절차를 거친다.
은행 이사회는 김 회장 겸직을 '장기집권' 시도라고 보고 있어 임추위가 김 회장을 추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금융지주 측이 최고경영자(CEO)에 집중한 권한을 분산해 비리를 차단한다는 원칙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DG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에 대비해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주주총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은행 주식 100%를 가진 유일한 주주로서 "은행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않으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이사회와 은행 이사회 간 갈등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yi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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