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빵·커피생산 공장 세운 청년 창업가 2인 조언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창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내려놨지만,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간다는 성취감은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창업을 꿈꾼다면 하루라도 먼저, 발로 뛰어 준비하고서 일단 시작했다면 오뚝이 정신으로 가야 합니다."
서울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가 창업한 김지훈(44) 마이빈스 대표와 정석환(46) 에코제이푸드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창업 8년째에 접어들었고, 정 대표는 이제 5년 차 최고경영자(CEO)다.
마이빈스와 에코제이푸드는 해외 업체와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당당히 수출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김 마이빈스 대표는 2012년 제주 한림에 다양한 커피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공장을 세웠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한 '커피 분야 농축 융복합 사업체'이다. 콜드브루 커피가 현금창출 효자 노릇을 하지만, 제주산 커피로 만든 화장품, 와인 등 상품군도 판매하고 수출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30대 중반에 10년가량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고서 사업 아이템을 커피업으로 정했다.
김 대표는 14일 "매출 비중이 100% 자체 브랜드로, 마이빈스 더치커피를 납품하면 카페들에서 잔 커피로 판매하는 형태다. 매출 70% 이상은 온라인몰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하면서 많은 것을 포기했으나 열심히 하면 내 것이 되고 무언가가 만들어진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은 비교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그동안 빌려 쓴 부채를 빨리 갚고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를 창출해 국내산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예비 창업 청년들에게 "한 번 해보고 아니면 말자는 생각으로 준비 없이 시작한 창업은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업을 할 땐 주변 말만 듣지 말고 다양한 의견과 고민, 냉정한 시장조사를 거쳐 직접 발로 뛰어 고급 정보들을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석환(46) 에코제이푸드 대표도 제주도에서 유일한 빵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이하 해썹)을 받아 한라산 케이크 등 제주특화 베이커리 제품을 만들고 있다.
골프장 등 150개 업체에서 주문받아 납품하는 연구·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운영하며 지난해 베트남 등 수출도 시작했다.
베이커리 창업은 미국의 한 베이커리카페의 한국법인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10년 넘게 다니면서 꿈꾸게 됐다. 로컬푸드가 뜨겠다는 생각과 왜 제주도에는 일본 '도쿄 바나나'와 같은 고유의 관광상품이 없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정 대표는 "아시아에서 품질 좋고 환경적으로 안정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청정한 제주도뿐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초기 자금문제로 애를 먹었다고 한다. 정 대표는 "막상 사업을 한다고 하니 투자하겠다던 사람들이 연락이 안 됐다. 중진공에 세 번이나 찾아가 사무실을 직접 보여주고서 벤처로 인정받아 자금을 받아 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올해 목표 매출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서도 성과를 내는 것이다. 작년에 베트남에 진출했고 대만과 중국, 미국 등과도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제주의 문화와 가치를 담은 시그니쳐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돈을 받고 쓸지를 먼저 고민하고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0대만 돼도 가정의 경제 규모가 커져 무리하거나 조급해진다. 사업 기질이 있다면 트랜드를 읽을 수 있는 젊은 나이에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처음에는 큰 투자와 원대한 목표를 잡기보다 많은 어려움을 어떻게 즐기면서 극복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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