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우리나라의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가 470조원에 육박하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경우 이 가운데 약 80조원은 부실화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에 실린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현황과 업권별 리스크 관리방안'에 따르면 현재 은행이 아닌 곳에서 조달하는 부동산자금인그림자금융 잔액은 469조7천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종류별로는 부동산신탁 수탁액이 242조5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 대체투자펀드 규모도 급증하면서 13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보험사나 증권사 등 비(非)은행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41조1천억원, 부동산 유동화 증권은 23조8천억원, PF 채권 보증 및 신용보강이 22조2천억원, P2P(개인간) 부동산 대출이 1조1천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 시스템 밖에서 신용중개에 관여하는 활동을 뜻한다. 은행만큼 건전성 기준이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경기에 따라 흔들릴 여지가 크다.
2010년대 이후로는 글로벌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호황에 힘입어 관련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꾸준히 커졌지만, 최근 부동산시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부실화 등 그림자금융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계약철회·부실화 등의 리스크가 예상되는 그림자금융 규모를 80조원으로 추산했다.
상품별로는 P2P 부동산 상품, 부동산펀드 중 직접개발형 상품, 부동산신탁 가운데 차입형·책임준공 확약형 토지신탁상품 등이 위험한 것으로 꼽혔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 전환과 부동산경기 정체가 예상돼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리스크에 대한 사전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림자금융의 범위와 자료 공개, 업권별 리스크 측정을 위한 당국과 금융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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