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명암] 작년 주당 노동시간 1.3시간 줄었지만, 여전히 OECD '순위권'

입력 2019-01-13 06:01  

[고용명암] 작년 주당 노동시간 1.3시간 줄었지만, 여전히 OECD '순위권'
취업자 주당 평균 41.5시간 일해…연간 근로시간 사상 처음 2천 시간 밑돌 듯
여전히 OECD 세 번째 높은 수준 "생산성 높이며 노동시간 더 줄여야"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전년보다 1.3시간 줄어든 41.5시간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여전히 최상위권이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을 높이면서도 일을 덜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우리나라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전년보다 1.3시간 줄어든 41.5시간을 기록했다.
2002년 처음으로 50시간 아래(49.8시간)로 내려온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대체로 꾸준히 감소 추세다.
최근 들어 연간 감소 폭이 둔화(2017·2015년 -0.2시간, 2016년 -0.7시간)하거나 오히려 증가(2014년 0.8시간)하기도 했지만, 작년에는 2013년 -1.5시간 이후 가장 5년 만에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2013년 감소 폭이 조사 기간에 휴일이 끼어 있는 영향으로 다소 과대 측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 감소 폭은 '역대급'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작년 월별 주당 평균 취업시간을 보면 노동시간이 큰 폭으로 단축된 원인은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 노동자는 휴일을 포함한 1주간 노동시간이 52시간을 넘기면 안 되도록 한 개정 근로기준법은 작년 7월부터 시행됐다.
1∼5월 42시간대였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주 52시간제 시행 전달인 6월 39.8시간을 기록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10월 42.0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반기에 꾸준히 42시간을 밑돌았다.
작년 전체 취업자(2천682만2천명) 중 주 53시간 이상 일한 비율은 16.8%로 전년보다 3.1%포인트 줄었다. 2013년 -3.7%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작년에 우리나라 취업자의 노동시간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길다.
OECD 비교 기준인 연간 노동시간은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의 통계를 토대로 보정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한국의 작년 연간 노동시간은 오는 3월께 확정된다.
대신 통계청의 2017년 대비 작년 주당 평균 취업시간 감소율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작년 한국 취업자는 연간 약 1천963시간을 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상 처음 연간 노동시간이 2천 시간 아래로 내려가는 결과지만, 한 해 전인 2017년 다른 국가의 노동시간과 비교하더라도 멕시코(2천257시간), 그리스(2천18시간)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여전히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재계를 중심으로 하는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주장은 있지만 주 52시간 근로제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내년 1월부터 50∼300인 사업장으로, 2021년 7월부터는 5∼50인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다. 이 계획이 지켜진다면 노동시간 감소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한 사람당 가능한 노동시간은 제한될 수밖에 없고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면에서 공감대가 있다"며 "노동자의 생명이나 건강 측면에서 주 52시간 노동제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주 52시간제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가야 하는 방향"이라며 "다만 노동자가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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