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원칙 없는 세종교육청 고교 배정…"졸속행정 우려"

입력 2019-01-13 18:26  

'우왕좌왕' 원칙 없는 세종교육청 고교 배정…"졸속행정 우려"
'혼란 야기' 사과한 최교진 교육감 14일 기자회견 열어 대책 발표



(세종=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세종시교육청이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 배정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를 처리하면서 원칙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학생들을 재배정했으나, 재배정 결과에 반발하는 학생들은 첫 배정 학교로 보내주기로 하는 등 원칙 없는 교육행정으로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13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2019학년도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 배정' 결과를 발표했으나 확인 과정에서 '신입생 배정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난 사실을 발견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국제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동시 지원 제도'에 따라 해당 학교에 우선 합격한 109명이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에 중복으로 배정된 것이다.
교육청에서는 확인 즉시 오류 수정에 나서는 한편 학부모에게 이런 사실을 문자로 개별 안내했다.
이어 오후 9시 오류를 수정해 재배정한 결과를 학부모에게 알렸다.
대상은 오는 3월 개교하는 다정고를 포함한 총 13개교 2천775명이다.
이 과정에서 최초 배정된 고교와 재배정 후 2지망·3지망 고교가 다른 학생이 100여명이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부모들이 교육청의 성급한 재배정에 따라 자녀가 피해를 봤다며 반발하자 교육청은 재배정 결과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구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청은 14일부터 16일까지 구제 대상 학생 확인을 거쳐 희망자에 한 해 구제해 줄 방침이다.
문제는 인기가 높은 3∼4개 학교는 정원을 초과하고, 최근에 신설된 학교는 학생 수가 모집정원에 미달하게 된다는 점이다.
과밀학교는 과밀학교대로 문제가 있고, 정원 미달학교는 미달학교대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정원 미달학교는 내신 1등급 학생 수가 적어지면서 학생들이 학교를 옮기려 하고, 과밀학교는 학급수가 늘어나서 교실·특수활동실 부족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며 "교육청에서 제대로 따지지 않고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대입 제도를 보면 과밀학교의 경우 전체인원 수 증가로 내신등급에 유리해진다. 소수점 한자리로도 등급 차 간격이 좌우되는 데 또 다른 불공평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구제받는 학생들의 경우 항의해서 학교도 배정받고, 내신도 유리해지는 일거양득의 결과를 얻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 항의를 급하게 잠재우기 위한 졸속행정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사과 의사 밝힌 최교진 교육감은 14일 오전 10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후속 대책과 관련한 내용을 브리핑할 계획이다.
앞서 최 교육감은 "이유를 막론하고 '2019학년도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 배정'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배정 고등학교별 예비소집일도 오는 15일 오후 2시에서 22일 오후 2시로 한 주 연기했다.
최종 배정학교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교육청 및 출신 중학교 홈페이지에 공고된다.
kjun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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