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서 체포 바티스티 14일 이탈리아 도착
이탈리아 부총리 "오늘은 정의의 날"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른바 1970년대 '납의 시대'에 여러 건의 살인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탈리아 극좌 테러리스트 체사레 바티스티(64)가 도피 38년만에 본국으로 송환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에서 불법체류 등 혐의로 추방된 바티스티는 14일(현지시간) 오후 경찰 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이탈리아 치암피노 공항에 모습을 나타냈다.
'납의 시대'는 극좌, 극우 단체의 정치 테러가 빈발했던 이탈리아의 1970년대를 일컫는 말로, 당시 극좌 테러단체 소속이었던 바티스티는 1977∼1979년 네 건의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979년 테러단체 가입 혐의로 12년형을 받고 수감됐으나 2년 뒤 탈옥해 프랑스 등을 거쳐 2004년 브라질에 정착했다.
1995년에는 경찰관 2명을 살해하고 정육점 주인, 보석상 피살에 연루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궐석재판에서 종신형이 선고됐다.
지난달 브라질 정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그를 이탈리아로 송환한다는 포고령을 내리자 바티스트는 곧바로 몸을 숨겼지만 12일 밤 볼리비아에서 체포됐다.
볼리비아 정부는 공항에서 바티스티의 신병을 곧바로 이탈리아 경찰에 넘겼다.
브라질 정부에 바티스티 송환을 거듭 촉구해왔던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오늘은 이 범죄자에게 희생된 이들의 가족과 모든 이탈리아인에게 정의의 날이다"라고 글을 올렸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페이스북에서 "이탈리아 정부를 대표해 바티스티 체포에 협력해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베르나르디니 주브라질 이탈리아 대사는 "바티스티가 체포됐다. 민주주의는 테러리즘보다 강하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급진 무장 프롤레타리아 조직에 가입한 것은 시인했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이탈리아는 '납의 시대'에 관련된 마지막 인물인 바티스티를 단죄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티스티는 볼리비아에서 망명 신청을 했지만, 회신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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