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의회 연설서 비난…"특정 종파의 꼭두각시"
페트로 강화 위한 새 통화시스템 도입…월 최저임금 300% 인상
![](https://img.yonhapnews.co.kr/photo/reuters/2019/01/15/PRU20190115071501848_P2.jpg)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향해 '현대판 히틀러'라며 독설을 날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제헌의회 연례 연설에서 "보우소나루는 현대판 아돌프 히틀러"라며 "브라질은 파시스트의 손안에 있다"고 비난했다고 로이터·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보수 지지 세력 중 하나인 복음주의 기독교를 언급하며 "그(보우소나루)는 용기를 가지지 못했으며 특정 종파의 꼭두각시라 스스로 결정을 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누가 보우소나루의 임무에 맞서 싸울 것인지, 아니면 그를 돌볼 것인지를 멋진 브라질인들에게 맡기자"고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과 지난해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당선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서로를 향한 독설을 주고받으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 마두로를 독재자라고 규정하고 그를 자신의 취임식 초청 대상에서 제외하자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서는 보우소나루 같은 인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달 들어 재임한 마두로 대통령을 가리켜 독재자라고 재차 비판하며 불법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주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68%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과 콜롬비아, 브라질 등 남미 우파 국가들, 유럽연합(EU) 등은 불공정한 대선이라고 주장하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석유 이권 등을 노린 미국이 콜롬비아 우파 정권과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협력 아래 자신을 암살하고 자국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545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우파 야권이 장악한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무소불위의 친위 기구라는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 2017년 8월에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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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잠시 억류됐다가 풀려난 사건에 대해서도 정권 반대자들의 소행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상한 사건으로 국회의장이 구금되는 순간을 전문적이며 완벽하게 설치된 카메라가 포착한 것은 정말 우연의 일치"라며 "이번 체포는 정보기관 세빈(SEBIN)의 부패하고 기만적인 요원들의 협조 아래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최근 우파 국제사회의 지지를 토대로 스스로 과도정부의 대통령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한 과이도 의장은 전날 반정부 시위 집회에 참석하려고 고속도로에서 이동하던 중 SEBIN 요원들에 의해 저지당한 뒤 1시간가량 억류됐다가 풀려났다.
이에 대해 공보장관실 측은 "야권 진영의 '언론 쇼'를 도와주려는 불법 요원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정권 전복 의도 아래 취해진 (미) 제국주의의 제재와 달러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통화체제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새 통화시스템은 우리의 암호화폐인 페트로를 비롯해 볼리바르화의 보호와 강화에 기반을 둘 것"이라며 "우리가 새로운 투자와 금융 방식을 만들기 위해 거대한 동맹을 체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월 최저임금을 기존보다 300% 높은 1만8천 볼리바르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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