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 초청 강연회 호응 속 개최…우익 단체 반대 시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4선)이 미국 시카고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 위한 동포사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 의원은 13일(현지시간) 시카고 한인문화회관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2차 북미회담 이후 전망, 방탄소년단(BTS) 평양 콘서트 추진, 2032 하계올림픽 남북한 공동 유치 계획 등을 소개하면서 한미 양국 의회의 네트워킹 강화 등을 위해 시카고를 비롯한 미주 동포사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토크 콘서트 '평화로 가는 길'이란 타이틀이 붙은 이날 행사에서 안 의원은 2차 북미회담 이후 대북 제재가 완화되면 금강산 관광부터 재개될 것이라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방탄소년단의 평양 공연과 관련해서는 "숙박 시설 부족이 문제"라며 대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32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안에 대해서는 "곧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작년 가을 세 차례에 걸친 방북 경험담을 다양한 사진과 함께 나누며 "10년 전 참여정부 시절 처음으로 북한을 찾았을 때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자유로워 보였다.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고,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진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평화를 원한다면 상대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의 변화는 '꿈'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우리 민족이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꿈과 희망을 갖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을 함께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시카고 지역협의회를 주축으로 시카고 한인회, 미 중서부 이북5도민 연합회 등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우익 단체 '애국 포럼' 회원들의 반발 시위로 지역 경찰이 출동하고 행사가 예정시간보다 40여 분 늦게 시작되는 등 소란이 있었다.
애국 포럼 회원 20여 명은 행사장 안팎에서 문재인 정부와 안 의원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피켓을 들고 소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비속어와 저속어가 섞인 고성으로 행사 진행을 방해하다 주최 측으로부터 강경한 퇴장 요구를 받았다.
안 의원은 "독일에서는 저런 분들이 100분이나 왔었다. LA에서는 주차장에서부터 길을 막기도 했다. 저는 괜찮다"며 청중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 "보수의 생명은 품격이다. 진정한 보수라 생각한다면 일단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질문을 해달라"고 설득했다.
일부 시위대는 결국 자리를 떴고 일부는 소란을 멈추는 조건으로 행사장에 남아 강연을 들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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