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왕 전설의 기발한 재해석…'왕이 될 아이'

입력 2019-01-15 13:26  

아서왕 전설의 기발한 재해석…'왕이 될 아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아서왕 전설처럼 수많은 버전으로 재해석된 이야기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서왕의 검 엑스칼리버를 바위에서 뽑을 선택된 자가 21세기의 평범한 소년이라면?
영국 영화제작사 워킹타이틀의 가족 영화 '왕이 될 아이'는 이 같은 상상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평범한 열두살 소년 알렉스(루이스 서키스)는 어느 날 자신을 괴롭히는 같은 학교 친구들 랜스(톰 테일러)와 케이(리아나 도리스)에게 쫓기다 공사장 한복판에서 바위에 꽂힌 검을 발견한다.


검을 뽑은 이후 밤마다 괴기한 존재들로부터 쫓기던 알렉스는 곧 나타난 마법사 멀린(앵거스 임리)으로부터 그 검이 엑스칼리버이며 4일 후 개기일식 때까지 아서왕의 이복 누나인 모르가나(레베카 퍼거슨)를 처치하지 못하면 인간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는다.
알렉스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절친 베더스(딘 차우무), 랜스, 케이와 함께 아서왕 고향이자 모르가나가 있는 곳으로 떠난다.


영화는 청소년들이 함께 모험하며 성장한다는 공식을 지키며 교훈을 주는 데 충실하다. 동시에 선택된 자가 되는 것이 타고난 혈통과는 별 관련이 없음을 강조한다.
알렉스에게 칼을 뽑을 능력 외에 특별한 힘을 주지도 않았다. 대신 그에게는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까지 포용하고 함께 악에 맞서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영화가 아서왕 전설을 현대로 옮기면서 만든 수많은 장치에는 재치가 가득 담겨있다.
딱정벌레나 비버의 오줌 같은 괴상한 음식을 먹어야만 힘을 충전하는 멀린이 패스트푸드점 치킨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같은 효과를 얻는다거나, 사각형 식탁에 둘러앉은 네 아이가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를 꺼내다가 식탁을 앙 옆을 펴 원형으로 만드는 장면은 웃음을 유발한다. 요란한 재채기와 함께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이상한 손 모양으로 마법을 쓰는 멀린 캐릭터도 코믹 요소다.


소수자와 유색인종을 배려한 부분도 눈에 띈다.
알렉스 친구들의 이름과 설정은 랜슬럿, 베디비어, 케이 등 원탁의 기사들에게서 가져왔지만, 아서왕 전설과는 다르게 기사 중 베디비어는 아시아계 소년이고 케이는 아프리카계 소녀로 재탄생했다.
알렉스가 '분열된 영국'을 구해야 한다는 설정은 브렉시트 사태에 처한 영욱을 일컫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언뜻 보이는 영국 중심주의가 흠이라면 흠이다.
알렉스가 구해야 할 분열된 세상은 곧 분열된 영국이고, 알렉스가 비장하게 펼쳐 드는 지도에는 영국만 나와 있다. 모르가나로부터 영국을 지키면 전 세계 인간들을 구하는 것이 된다.
자신의 비범함을 모르던 평범한 소년이 알고 보면 선택받은 자였다는 플롯과 영국 중심 세계관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 시각효과팀이 참여해 화려한 마법을 재현해내기도 했다.
알렉스를 연기한 루이스 서키스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 '혹성탈출' 등으로 잘 알려진 앤디 서키스의 아들이다. 이 배우는 평범한 소년에서 영웅이 돼 가는 모습을 표현하며 영화를 보는 관객을 몰입시킨다.
내일 개봉.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