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캄보디아를 34년간 통치한 '스트롱맨' 훈센 총리가 정치·인권탄압을 중단하라는 서구의 압박에 벼랑 끝 전술로 맞서고 있다.
1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전날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도로 기공식에서 "캄보디아에 대한 유럽연합(EU)에 의한 어떠한 제재도 야당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EU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산 설탕과 의류, 신발 등에 대해 적용해온 무관세 혜택인 'EBA'(Everything but Arms·무기를 제외한 모든 것) 정책 철회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1985년 권좌에 오른 훈센 총리가 집권 연장을 위해 야당과 정부 비판세력을 강력하게 탄압하고 지난해 7월 총선에서 전체 125개 의석을 싹쓸이한 데 따른 것이다.
훈센 총리는 "EU가 EBA 철회를 이행하면 야당의 목을 더 조를 것"이라며 "야당이 죽기를 원하면 철회하라"고 위협했다.
그는 또 "제재를 가하면 더는 나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충고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의 대유럽 수출 규모는 10년 전만 해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EU가 후발 개발도상국인 캄보디아에 무관세 혜택을 주면서 수출이 급성장해 2017년에는 50억 유로(약 6조5천19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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