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지출 공개에도 분노 여전…"세부 지출내역 공개해야"
케어 "공식회계상 안락사 비용 지출 없어…사체처리비만 부담"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안락사 논란에 휩싸인 동물권단체 '케어'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실망한 회원들의 탈퇴와 후원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케어 홈페이지 '회원커뮤니티'에는 케어의 안락사 논란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11일 이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탈퇴나 정기후원 해지를 요청하는 글이 90여개 등록됐다.
해당 게시판은 정회원만 글 작성이 가능하다.
게시판의 대부분 글은 정기후원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박소연 대표가 사퇴하기 전까지 후원을 중단하겠다', '정상화가 될 때까지 후원을 중단하겠다' 등 조건부 후원 해지 입장을 밝힌 회원들도 있었다. 자신이 구조된 동물의 '대모'라고 밝히며 해당 동물의 안부를 묻는 글도 눈에 띄었다.
"내 돈이 안락사 약값에?"…케어 회원 줄줄이 후원 취소·탈퇴 / 연합뉴스 (Yonhapnews)
케어가 페이스북에서 후원금 사용 내역까지 공개했지만, 회원과 시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케어는 '살림 내역'이라는 제목으로 매달 수입과 지출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살림내역을 살펴보면 회비·후원금·수입금 등을 합친 총수입은 1억8천만원가량이었고, 동물구호사업비·보호소운영비 등 동물에게 사용된 지출은 1억3천만원가량이었다.
하지만 세세한 지출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댓글 180여개가 달렸고, 대다수가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케어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긴 한 누리꾼은 "내가 낸 후원금으로 사료를 산 것이 아니라 안락사할 약을 샀다니 참을 수 없다"며 "직원들도 다 공범"이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자세한 품목에 관해 설명이 하나 없다. 어떤 항목에 어떤 비용이 들어갔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살림내역을)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후원자라고 밝힌 한 시민은 "몇 년간 후원했던 것이 안락사에 동참한 것 같아서 가슴 아프다"면서 "대표가 사퇴하면 돌아선 후원자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케어 측은 "공식 회계상에는 케어에 들어온 후원금으로 안락사 약을 구매한 내역은 없다"면서 "안락사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때그때 수의사가 무료로 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안락사 이후 동물 사체처리 비용은 케어가 부담했다"고 덧붙였다. 케어는 2015~2018년 동물 사체처리비용으로 3천400만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소연 케어 대표가 직접 메신저를 통해 안락사 약물 구매를 지시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케어 관계자는 "실제 구매가 이뤄졌는지, 무슨 돈으로 이뤄졌는지 회계상으로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11일 케어 직원은 케어가 자신들이 보호하던 동물들을 무더기로 안락사시켰다고 폭로했다. 케어가 2011년 이후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표방해온 만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 다른 동물권단체인 '카라'의 홈페이지에도 "케어 사태로 인해 동물권단체를 믿지 못하겠다"며 탈퇴를 신청하거나 동물 관리 실태를 묻는 문의 글들이 올라왔다.
카라 관계자는 "카라는 구조된 동물을 안락사한 적이 없고, 모든 중요 사안은 전체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며 "지난 금요일 탈퇴를 요청한 회원이 일부 있었지만, 이후 많은 분이 카라를 격려하고, 믿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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