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국민에 메시지 전달…정치학자 "총선 앞두고 싸울 준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2008년부터 해외를 떠돌고 있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 팟캐스트를 개설해 관심을 끌고 있다고 태국 언론들이 전했다.
날짜가 유동적이긴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치러질 '민정이양 총선'을 앞두고 해외에서 '원격 선거운동'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전망이다.
15일 일간 방콕포스트과 더네이션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는 전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팟캐스트 '굿 먼데이'(Good Monday)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태국 국민들에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들려주고, 태국인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들려준다는 것이 팟캐스트 운영의 취지다.
탁신 전 총리는 팟캐스트 시작에 즈음해 자신의 트위터와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12년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다른 국가들의 발전과 퇴보를 목격했다. 매주 월요일 모든 태국 국민과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탁신 천 총리는 첫 팟캐스트에서 육성을 통해 태국 국민들이 올해 말부터 시작해 내년에도 계속될 전 세계 경제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농업을 비롯해 모든 영역에서 로봇이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팟캐스트 개설을 소개한 탁신의 페이스북 글에는 거의 5만개가량의 '좋아요'가 기록됐고, 팟캐스트 시작을 축하하는 2천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고 네이션지는 전했다.
탁신이 팟캐스트에서 정치적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권좌에서 축출된 후에도 이른바 '레드셔츠'라 불리는 농촌 저소득층으로부터 여전한 지지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총선을 앞두고 나온 이번 행보에 정치적 해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랑싯대학 정치학자인 완위칫 분프롱은 더네이션지에 "탁신 전 총리의 팟캐스트는 국민들에게 탁신과 집권 군부 그리고 현 내각 4명의 장관이 만든 친군부 정당 팔랑쁘라차랏당(PPRP)을 비교하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완위칫은 또 "웹사이트와 팟캐스트를 통해 국민의 눈이 탁신과 그의 움직임에 쏠리게 될 것"이라면서 "총선이 빠르게 다가오는 상황에서 팟캐스트를 시작하는 것은 탁신 전 총리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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