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넘어서는 미국 최고 갑부 공직자가 탄생했다.
'하얏트' 호텔 체인을 소유한 시카고 부호가문 출신 벤처 투자사업가 J.B.프리츠커(53·민주)가 14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주 43대 주지사에 취임하며 새 기록을 썼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14일 기준 프리츠커의 순자산을 32억 달러(약 3조6천억 원)로 추산했다. 포브스 부호 순위 251위.
지금까지 미국 최고 갑부 공직자는 부동산 개발사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 추정치는 같은 날 기준 31억 달러로, 부호 순위 259위에 랭크돼있다.
지금까지 미국 주지사 가운데 최고 부자는 북미 최대 트럭전용 주유·휴게소 체인 '파일럿 플라잉 J' 소유 가문에 속한 빌 해슬럼(60) 테네시 주지사였다. 해슬럼 주지사의 포브스 추정 순자산은 18억 달러로, 트럼프 대통령에 이은 미국 두 번째 갑부 공직자였으나 순위가 밀렸다.
프리츠커는 작년 11월 열린 중간선거에서 '미국 선거사상 최다 개인돈 투입' 기록을 세우며 일리노이 주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의 오랜 거물급 후원자인 프리츠커는 공화당 소속 현역 주지사 브루스 라우너를 누르고 '공직 진출의 꿈'을 이뤘다.
프리츠커가 18개월에 걸친 선거전에 쏟아부은 개인돈은 1억7천100만 달러로, 휴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멕 휘트먼이 2010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서 쓴 1억4천400만 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리츠커는 '하얏트'를 비롯 60여 개의 사업체와 부동산을 소유한 유대계 부호 가문의 공동 유산 상속인이다. 2008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캠페인 부위원장을 맡았고 2016 대선에서도 힐러리 캠페인 모금책으로 활약했다.
누나 페니 프리츠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 '돈줄'로 통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2기 상무장관을 지냈다.
한편 전통적인 민주당 아성 일리노이 주는 2014년 공화당 소속 라우너를 주지사로 선출했으나 단 4년 만에 푸른 깃발을 다시 꽂았다. 주 의회도 민주당이 하원 74석(공화 44석), 상원 40석(공화 19석)을 차지하며 민주당 독주 체제를 강화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오락용 마리화나 합법화, 누진소득세제, 사회복지 혜택 확대 등을 최우선 어젠다로 내걸었다. 동시에 그는 고장난 연금 시스템, 막대한 정부 부채, 이로 인한 지속적인 인구 유출 문제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프리츠커는 일리노이 주도 스프링필드의 주청사에서 열린 주지사 취임식에서 일리노이 주 재정이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상기하며 "해결을 위해서는 어려운 선택을 수용하겠다는 집단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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