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영회 "사건대책위, 사건 재검토해야"…대책위, 권고 조치 정정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서강대 학부 성폭력 대책위원회(대책위)가 여학생에게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고 말한 학생에게 '언어 성폭력'이라며 사실상 학내 활동 금지를 권고한 것과 관련, 학생 운영회가 "섣부른 판단이 초래한 결과"라며 사과했다.
15일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회 페이스북에 따르면 국제인문학부 운영위원회는 "대책위가 언어 성폭력으로 규정한 사건에 대해 운영위의 본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글이 게시된 것"이라며 "대책위는 사건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인문학부 성폭력 대책위원회는 학생회 페이스북에 '성폭력 사건 공론화 및 최종 보고'라는 글을 올렸다. 학내 대책위는 성폭력 사건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 구성된다.
해당 글에 따르면 18학번 A씨는 지난해 3월 여성 동기들을 지칭하며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 "우리 섹션 여자애들 정도면 다 예쁜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A씨의 발언이 '특정 성별에 적대적이거나 불편한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 '특정 성별을 대상화하거나 비하하거나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대책위는 학부 섹션·학회에서 A씨의 모든 공식적 활동 참여를 제한하고, 대학 성평등상담실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하도록 A씨에게 요구했다.
아울러 피해자와 A씨의 학부 섹션 내 공간 분리를 요구했다. 사실상 여학생이 있는 공간에 A씨의 출입을 막으면서 학부 활동을 금지한 조치다.
해당 사건이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 학생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당 발언을 성폭력이라고 규정하고 학교생활까지 막는 것은 과하다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운영위원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위의 처리 내용은 반드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대책위의 사실관계 파악과 처리 과정이 적절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치규약에 따르면 대책위가 사건을 조사, 심의 처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서강대 성평등상담실의 자문을 적극적으로 구해야 한다고 명시됐지만, 대책위는 자문을 전혀 구하지 않았다"면서 "대책위는 향후 사건 조치, 징계를 처리하면서 성평등상담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대책위원회 역시 조치와 관련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며 A씨에게 내린 권고를 정정했다.
대책위는 "피해자 졸업 전까지 A씨와 피해자의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는 권고를 정정한다"며 "사건 관련인의 성평등상담실 교육 이수 완료 때까지만 피해자와 공간 분리를 하는 것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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