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하는 세터 황동일 "세터는 왜 때리면 안 되나요?"

입력 2019-01-15 21:30  

공격하는 세터 황동일 "세터는 왜 때리면 안 되나요?"
삼성화재 세터로 선발 투입해 승리 견인


(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참 의아해요. 왜 우리나라 배구에는 세터는 공격하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지."
삼성화재 세터 황동일(33)이 던진 질문이다.
세터 황동일은 1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삼성화재의 세터로 선발 출전, 한국전력 상대 세트 스코어 3-0(25-21 25-19 25-23) 승리를 이끌었다.
타이스 덜 호스트(20득점), 박철우(16득점), 송희채(14득점)에게 고르게 공격을 배분하고, 자신이 직접 블로킹 1개를 포함해 4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공격 성공률은 100%에 달했다.
특히 황동일은 팀의 위기 상황에서 값진 득점을 했다.
삼성화재가 2세트 9-9로 따라잡힌 상황, 황동일은 오픈 공격을 때리고 한국전력 신으뜸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하면서 연속 득점에 성공해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삼성화재는 리드를 지켜 2세트를 승리로 장식했다.
키 191㎝ 장신 세터인 황동일의 공격력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안정성을 생각했을 때 단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황동일은 '공격형 세터'라는 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여기고 끝까지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세터도 공격을 많이 때린다. 그런 점을 이용해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도 한다. 아시아에서는 세터가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하지만 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황동일은 "기회가 있으면 때리겠다. 누가 욕하더라도 그러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도 이런 황동일을 지지해준다.
그는 "다행히 팀에서는 안 좋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황동일은 "저의 공격이 많아지면 팀에 영향이 가기 때문에 적절히 한 번씩 때리겠다"며 "주야장천 때리면 공격수로 바꿔야죠"라며 웃었다.
황동일은 올 시즌 삼성화재 백업 세터로 뛰고 있다. 입단 2년 차에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찬 김형진(24)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다.
그러나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며 황동일을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투입했다.
황동일은 "제 장점은 밝은 모습으로 파이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을 당연히 기본으로 가져가면서 타이스와 철우 형의 장점을 어떻게 잘 살릴지를 생각하며 뛰었다"며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것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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