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부동산 보유 25만명, 고액자산가 집단서 누락…'주의' 요구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국세청이 탈세 조사 기준이 되는 고액자산가 집단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토지 부동산 자료를 제외해 대상자 25만명 이상이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세제도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감사보고서에서 밝혔다.
국세청은 부동산 과다보유자 등 고액자산가 집단을 대상으로 자금출처조사 서면 분석 대상자를 선정한다.
자금출처조사는 재산 취득 등에 들어간 자금이 본인의 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경우 그 출처를 밝혀 각종 탈세 여부를 확인하는 세무조사다.
그러나 국세청은 토지 자료(개별공시지가)를 제외한 채 주택·건축물 자료(시가표준액)만을 기준으로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추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2017년 기준 10억원 이상 부동산 과다보유자 51만10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25만9천127명(50.8%)이 고액자산가 집단에서 누락됐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에게 "고액자산가 집단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자가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또한 "고액자산가 집단에서 누락된 부동산 과다보유자 25만9천127명을 대상으로 자금출처를 검증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 결과, 국세청의 미성년자 등의 주식 취득자금에 대한 과세 관리도 부적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013∼2015년 주식을 취득한 미성년자 등 만 30세 미만 대상자 1만4천566명의 상속세·증여세 신고 여부를 점검한 결과, 7천786명(53.5%)은 취득 직전 10년간 상속세·증여세를 신고·결정한 사실이 없었다.
특히 7천786명 중 3천849명(49.4%)은 주식취득 직전 3년간 소득금액 합계가 주식 취득금액보다도 적었다.
이 중에서 만 19세 미만이면서 주식을 5천만원 이상 취득한 사람은 81명, 만 19∼29세이면서 주식 1억원 이상을 취득한 사람은 388명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만 30세 미만 연령대는 학업 중이거나 취업 초기에 있어 소득이 없거나 중장년층보다 소득수준이 낮으므로, 주식을 자력으로 유상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에게 ▲ 소득 등이 주식취득 금액에 미달해 증여 혐의가 있는 388명에 대해 자금출처 확인 등을 통해 증여세 과세 여부를 결정할 것 ▲ 만 30세 미만인 자의 주식취득에 대해 소득 및 증여세 등 신고 현황을 주기적으로 파악해 증여세 자진 납세를 유도할 것 등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이를 포함해 총 20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지적하고 관계기관에 시정 2건, 주의 6건, 통보 12건 등의 조처를 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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