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을 운영·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가 16일 창립 15돌을 맞이했다.
부산항만공사는 급변하는 세계 해운물류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 항만 경쟁력을 높이고자 국내 무역항 가운데 처음으로 부산항에 설립됐다.
항만공사 설립으로 도로, 철도, 공항에 이어 항만도 공기업관리 체제가 시작됐다.
항만공사 설립 이후 15년간 부산항은 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짜리 기준으로 2004년 1천41만개에서 지난해 2천167만개(잠정치)로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처리한 컨테이너를 일렬로 놓으면 길이가 13만㎞에 달해 서울과 부산을 162번 왕복할 수 있다.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가는 환적화물은 2004년 425만개에서 1천146만개로 170%나 증가했다.
환적화물 비중은 40.8%에서 52.8%로 높아져 부산항은 동북아시아 1위, 세계 2위 환적항으로 성장했다.
항만공사는 환적화물을 처리해 벌어들인 부가가치가 2004년 5천15억원에서 지난해 1조7천190억원으로 늘었다고 자체 분석했다.
부산항의 시설도 15년 동안 크게 확충됐다.
2004년에 17개였던 컨테이너 선석은 신항 건설 등으로 현재 41개로 늘었고 수심도 확대해 한꺼번에 컨테이너 2만1천개를 싣는 초대형 선박까지 수용할 수 있게 됐다.
컨테이너 전용부두 노동자는 2004년 6곳에 2천848명이었으나 현재는 8곳에 5천710명으로 배가 늘었다.
연간 입항하는 선박은 2004년 1만3천203척에서 지난해는 1만5천286척으로 15.8% 증가했다.
이 가운데 5만t급 이상 선박은 2004년 1천691척에서 지난해 4천529척으로 168% 늘어났다.
항만공사는 신항에 항만 배후단지를 건설해 물동량과 고용창출에 나선 결과 현재 419만㎡ 배후단지에 67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급속한 양적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내실을 다지는 노력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1개 선석에 불과한 신항에 5개의 운영사가 난립해 물동량 유치 경쟁을 벌이느라 부산항 전체 하역료는 외국 항만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각종 항만서비스업체와 환적화물 운송업계 등은 몇 년째 한 푼도 오르지 않는 요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종은 낮은 임금 수준으로 인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지경에 있다.
항만공사는 물론 부두 운영사들도 물동량 유치와 생산성 높이기에만 급급해 항만노동자 안전은 제대로 살피지 않아 지난해에만 4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치는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비용 줄이기에 급급한 선사들의 컨테이너 청소 떠넘기기 등 각종 횡포에 시달리는 트레일러 기사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도 시급하다.
신항 배후에 조성한 항만 배후단지도 입주 기업 대다수가 단순 창고기능에 머물러 애초 기대한 고용과 물동량 창출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연관 산업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싱가포르나 로테르담 등 외국 항만과 달리 부산항은 하역료와 육상운송 수입이 60%를 넘는 매우 편중된 구조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항만공사는 2017년에 처음으로 연관 산업 실태조사를 벌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취약 분야에 대한 지원에 나섰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지난해 8월 남기찬 사장 취임 이후 '사람을 우선하는 항만'을 지향점으로 내세우고 재난안전부를 신설하는 등 안전종합대책을 수립하고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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