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2명이 성추행 대물림…장애인부모단체 '엄벌 촉구'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강원지역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잇따라 터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한 학교에서 교장 2명이 성추행 혐의로 연이어 직위 해제돼 학교 관리 감독 소홀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16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한 특수학교의 A교장은 2014년 11월께 노래방과 관사 등에서 여교사에게 억지로 입 맞추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 같은 혐의로 교직에서 해임된 A교장은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학교의 성범죄는 A교장으로 끝나지 않았다.
A교장 재임 당시 교감을 맡고 있던 B씨는 2017년 3월 같은 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했다.
B교장은 최근까지 교내와 회식 자리, 자동차 내부 등에서 학부모와 교직원의 신체를 손바닥이나 팔꿈치 등으로 만지거나 누르는 등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학부모와 여성 교직원, 교내에 찾아온 일반인까지 총 10여 명을 추행했으며, 일부 교직원에게는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교장은 지난 12월 직위에서 해제돼 징계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있다.
한 학교에서 연이어 성추행 사건이 터지자 장애학생 부모들이 교육 당국에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원주시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원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학부모들이 피해와 고통을 수년간 밝히지 못한 이유는 약자인 자녀에게 피해가 갈까 하는 염려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징계위원회에서도 형식적이고 솜방망이 처벌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라며 "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따른 엄중한 징계가 내려지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직위 해제된 B교장은 이 같은 논란을 모두 부인했다.
그는 "나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일부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사람의 호의를 왜 이렇게 매도하는지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식사자리에서 그런 일을 벌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친근한 인사와 격려를 성추행으로 몰아가는 것이 몹시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라도 있으면 함께 확인하고픈 심정"이라며 "20년 넘게 애정을 쏟은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에 따르면 2015년 4월부터 2018년 5월까지 강원지역 11개 초·중·고교에서 성비위 사건이 발생했다.
여교사 숙소에 강제로 들어가 성추행을 하거나 학생의 신체를 만지고,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성희롱하는 등의 혐의로 총 11명의 교사가 도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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