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공시 해킹해 수십억 챙긴 외국 해커·트레이더 적발

입력 2019-01-16 16:22  

美, 기업공시 해킹해 수십억 챙긴 외국 해커·트레이더 적발
한국계 트레이더 포함…공개전 공시 자료 입수해 대규모 시세차익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전자공시시스템을 해킹해 빼낸 정보로 주식 거래를 해 수십억 원의 거래 차익을 챙긴 외국 해커와 트레이더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SEC는 우크라이나 해커 올렉산드르 이레멘코(27)와 캘리포니아·우크라이나·러시아 소재 트레이더 6명, 업체 2곳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와 함께 뉴저지주 연방 검찰은 이레멘코 등 우크라이나 해커 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이들이 2016년 공시시스템 '에드가'(EDGAR)에서 상장사들의 공시 전 자료를 빼돌리고 이를 활용한 주식 거래로 모두 410만달러(약 46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크레이그 카페니토 뉴저지주 연방 검사장은 SEC, 연방수사국(FBI), 비밀경호국(SS) 관리들까지 총동원된 기자회견에서 해커들이 에드가 시스템에 침입해 일반에 공개되기 전의 자료 초안을 훔쳐냈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SEC 직원들에게 동료 직원으로 가장한 가짜 이메일을 보냈고 이를 통해 SEC 컴퓨터에 멀웨어를 심으면서 SEC 네트워크에 접근해 파일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훔친 자료에는 157건의 실적 보고서와 인수·합병(M&A) 등 민감한 자료들이 포함됐다. 기업들이 실제 서류를 제출하기 전에 올리는 시험 서류들도 들어 있었다.
소장에 적시된 트레이더들은 이런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남겼다. 한 트레이더는 단 하루에 27만달러(약 3억원)를 챙겼다고 카페니토 검사장은 설명했다.
SEC 소장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소재 트레이더는 조성진(38), 데이비드 권(44)으로, 이들은 해커들이 훔친 정보로 거래해 100만달러를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SEC는 2016년 10월 시스템의 취약성을 인지하고 보완했으며 2017년 9월 이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상장사들의 중요 발표 자료와 보고서를 처리하는 전자 공시시스템의 보안에 의문이 제기됐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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