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활용 채굴~정련~배터리 제조 등 전 과정 투명성 확보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LG화학[051910]이 미국 IBM, 포드 등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착한 코발트'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코발트는 스마트폰·전기차 배터리 등의 필수 소재로,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광물이지만 채굴 및 생산 과정에서 어린이 노동과 같은 인권 유린·노동 착취나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부각돼 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미국 IBM, 포드, 중국 화유코발트, 영국 RCS 글로벌 등 5개 업체는 코발트 공급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파일럿(시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최근 뜻을 모았다.
이중 화유(華友)코발트는 저장(浙江)성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정련 코발트 생산업체로 지난해 LG화학과 중국 현지에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RCS 글로벌은 지난 2008년 설립된 글로벌 원재료 검증 기관이다.
이 블록체인 시스템은 코발트가 광산에서 채굴돼 정련과 배터리 제조 등을 거쳐 전기차에 최종 탑재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공유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구축됐다.
즉 화유코발트와 LG화학, 포드는 원재료 조달·제조 과정의 모든 데이터를 RCS 글로벌에 전송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IBM은 블록체인 플랫폼에 이들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조작이나 해킹 위협으로부터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들 업체로 구성된 '연맹'은 올해 초에 블록체인 플랫폼을 도입해 약 6개월간 테스트를 거친 뒤 정식 플랫폼을 구축하는 동시에 업계 표준 모델로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배터리 생산과 관련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은 최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원재료 공급 과정의 윤리적 문제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 공급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권 침해와 환경오염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자동차·배터리 생산업체들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로서 제품의 성능과 품질뿐만 아니라 원재료 수급 과정에서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시도"라면서 "최근 원재료 공급망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 2017년 비윤리적인 방법을 통해 취득한 원재료 사용을 금지했으며, 분쟁지역에서 채굴되는 4대 분쟁광물(주석·탄탈룸·텅스텐·금)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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