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US오픈 때는 코트 배정 문제로 장외 신경전
(멜버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캐럴라인 보즈니아키(3위·덴마크)와 마리야 샤라포바(30위·러시아)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6천250만 호주달러·약 503억원) 여자단식 3회전에서 맞붙는다.
보즈니아키는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여자단식 2회전에서 요한나 라르손(77위·스웨덴)을 2-0(6-1 6-3)으로 제압했다.
샤라포바 역시 야간 경기로 열린 레베카 페테르손(64위·스웨덴)과 2회전에서 2-0(6-2 6-1) 완승을 거뒀다.
둘의 3회전 경기는 18일에 열리며 경기 시작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보즈니아키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샤라포바는 2008년 챔피언에 오른 선수다.
세계적인 톱 랭커끼리 메이저 대회 첫 주에 맞대결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샤라포바가 2016년 이 대회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와 1년 이상의 공백기를 가졌던 탓에 이후 세계 랭킹을 충분히 만회하지 못해 3회전에서 두 선수가 격돌하게 됐다.
1987년생인 샤라포바가 보즈니아키보다 3살 많고,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 역시 샤라포바가 5회로 지난해 호주오픈이 유일한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인 보즈니아키를 앞선다.
키도 188㎝인 샤라포바가 11㎝ 더 크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우승 횟수도 36-30으로 샤라포바의 우위다.
다만 지난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보즈니아키가 호주오픈 우승, 샤라포바는 프랑스오픈 8강으로 보즈니아키가 더 좋았다.
둘의 상대 전적은 6승 4패로 샤라포바가 앞서 있으며 최근 대결인 2015년 클레이코트 경기에서도 샤라포바가 이겼다.
보즈니아키와 샤라포바는 관계가 썩 좋은 편이 아니기도 하다.
2017년 US오픈에서 보즈니아키는 "센터 코트 배정에는 사업적인 면이 고려된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약물 징계에서 돌아온 선수에게 매번 센터 코트 경기를 배정하는 것이 옳은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그해 5월에 샤라포바가 약물 징계에서 풀려 코트에 복귀했고, 이후 처음 출전한 메이저 대회가 바로 2017년 US오픈이었다. 당시 샤라포바의 세계 랭킹은 146위였다.
게다가 샤라포바가 메인 코트에서 경기를 한 날에 보즈니아키는 메인 코트가 아닌 일반 코트에서 뛰었기 때문에 더욱 심기가 불편한 듯했다.
그러자 샤라포바는 며칠 뒤 16강에 오른 뒤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것은 나는 16강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 선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격했다.
'그 선수'는 물론 16강 진출에 실패한 보즈니아키였다.
당시 순위로는 예선을 거쳐야 했지만 US오픈의 배려로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한 뒤 1∼3회전을 모두 메인 코트에서 승리한 샤라포바는 "만일 나에게 뉴욕 퀸스 거리 주차장에서 경기하라고 하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가서 경기할 것"이라며 왜 자신의 코트 배정을 걸고넘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샤라포바는 16일 호주오픈 2회전을 승리한 뒤 "기록이나 랭킹을 보면 물론 보즈니아키가 더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한 번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보즈니아키는 2회전을 마쳤을 때 아직 상대가 정해지지 않아 샤라포바와 3회전 경기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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