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폭염 때 에어컨 다툼…부친 살해한 조현병환자 징역 12년

작년 폭염 때 에어컨 다툼…부친 살해한 조현병환자 징역 12년
재판부 "정신감정 결과 전문 치료 받아야…재범 우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 때 집에서 에어컨을 틀었다가 꾸지람을 듣자 아버지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이영광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신감정 결과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로 향후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치료를 받지 않으면 다시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는 의학계 소견도 있었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7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서구 한 단독주택에서 아버지 B(63)씨의 온몸을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외출한 어머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아버지를 비춰줬고, 어머니의 부탁을 받은 한 교회 목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그는 무더운 날씨 탓에 에어컨을 틀었다가 B씨로부터 꾸지람을 듣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 당시 "날씨가 너무 더워 에어컨을 틀었는데 아버지가 에어컨을 끄며 '나가 죽어라'는 말을 했다"며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사건 발생 당일 인천의 낮 최고기온은 33.5도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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