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했다 쫓겨난 이집트 대학생 커플, 학교로 돌아간다

입력 2019-01-17 17:58  

포옹했다 쫓겨난 이집트 대학생 커플, 학교로 돌아간다
동정여론 속 종교계 비판에 대학측 중징계 입장 바꿔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이집트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프러포즈하며 서로를 껴안았다가 각각 퇴학과 정학 처분을 받았던 여학생과 남학생이 종교계와 교육 당국의 도움으로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카이로 국립 알아르하즈대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된 프러포즈 영상 속 공개 장소에서의 포옹을 문제 삼아 여학생에 내렸던 퇴학처분을 취소하고, 이번 학기 중간고사 응시 제한으로 처벌 수위를 낮췄다.
이집트 북부 만수라대학 역시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학생에 대한 2년 정학 처분을 취소하고, 여학생과 마찬가지로 학기 중간고사에만 응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문제가 된 동영상은 이달 초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됐으며,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꽃다발을 품에 안은 채 한 여성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다 두 사람이 포옹하고 주변 친구들은 축하를 해 주는 모습을 담고 있다.

<YNAPHOTO path='AKR20190117136600009_06_i.gif' id='AKR20190117136600009_0601' title='이집트 대학 캠퍼스에서 포옹하는 두 학생' caption='[인스타그램 캡처]'/>

대학 측은 영상 속 내용이 '부도덕한 행동'이라는 논란이 일자 이들에게 각각 퇴학과 2년 정학 처분을 내렸지만, 처벌이 가혹하다는 동정 여론이 생겨난 데다가 교육 당국과 종교계가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자 입장을 바꿨다.
앞서 이집트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이맘(무슬림 성직자)이 나서 여학생의 나이가 너무 적다며 대학 징계위원회에 처벌을 재고하라고 요구했으며 교육부 장관이 TV 인터뷰에서 대학 측의 징계가 위반 사항에 비해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에 대한 처벌이 감경된 데 대해 SNS 상과 토크쇼 등에서는 대체로 반기는 목소리가 많지만 문화와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비판도 여전히 존재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표면적으로는 세속적인 척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애정을 표현하는 행위가 지탄받는 등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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