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 움직임에 연일 비난 공세

입력 2019-01-17 17:59  

러, 美 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 움직임에 연일 비난 공세
러 외무차관 "미국이 조약 준수 하지 않으며 상황 전도하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움직임에 대해 연일 비난 세례를 퍼붓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군비통제 담당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은 17일(현지시간)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자국 동맹국들에 러시아가 INF를 위반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랴브코프는 러시아가 INF를 위반하고 있다는 미국 측 주장에 대해 "우리가 듣는 모든 것은 미국의 비건설적 노선의 선동적 표현에 불과하다"면서 "러시아와의 구체적 (협상) 노력을 배제한 자신들의 공허한 입장을 달콤한 사탕으로 덮으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이 모든 것을 나토 동맹국들에 최종적 진실이라고 전달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일관되게 그러한 미국 입장(의 부당성)을 폭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랴브코프는 그러면서 "미국은 INF 유지를 위해 자신들의 조약 준수 측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만일 그들이 그럴 준비가 안 돼 있고 (러시아를 비난하며) 모든 상황을 전도하려 한다면 우리는 미국에 조약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자신들의 INF 조약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바로 잡으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미국이 조약을 파기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는 경고였다.
랴브코프는 "러시아는 해당 문제와 관련해 협상에 응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미 (미국에) 구체적 제안을 내놓았다"면서 "하지만 이것이 미국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조약 파기에 대한 책임은 미국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지난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안드레아 톰슨 차관과 INF 유지 방안을 논의했으나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INF 조약 탈퇴에 효과적인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INF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뒤이어 12월 4일 러시아가 INF를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게 준수하지 않는 한, 미국은 60일 안에 조약 준수를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러시아에 제시한 조약 이행 최종시한은 2월 2일이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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