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마스터 기성용 복귀…김영권·김민재 '뿌려주기 패스 준비'
16강 상대 바레인, 밀집수비 예상…'조별리그 아쉬움 되풀이는 없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클린시트' 3연승으로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조 1위로 16강에 오른 벤투호가 더욱 진화한 공격 빌드업을 앞세워 우승을 향한 꽃길을 준비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17일 마무리된 대회 조별리그 C조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3경기 동안 한국은 4골을 넣으면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벤투호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약체'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면서 두 경기 모두 1-0으로 1골 차 승리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더구나 필리핀과의 1차전에서는 '패스 마스터' 기성용(뉴캐슬)이 햄스트링을 다치고, 이재성(홀슈타인 킬)마저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위 근육을 다치는 악재도 만났다. 두 선수는 키르기스스탄전은 물론 중국(2-0승)과의 3차전에도 나란히 빠졌다.
지난 14일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의 합류로 23명의 태극전사가 모두 모이는 완전체를 이룬 벤투호는 중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앞선 두 경기와 전혀 다른 강한 공격력과 튼튼한 수비를 앞세워 2-0 완승을 거두고 상승세를 탔다.
특히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벤투호에 합류해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중국전에 '깜짝 선발'로 나서 황의조의 결승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김민재(전북)의 헤딩 추가골을 돕는 원맨쇼로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한국은 중국을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해 한국시간 2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A조 3위 바레인과 16강전을 펼친다.
조 1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은 유력한 우승후보인 이란을 결승에서나 만나게 돼 한층 수월하게 대회를 치르게 됐다.
벤투호는 조별리그에서 철저하게 골키퍼부터 수비수를 거쳐 미드필더를 통해 공격수까지 볼이 이어지는 빌드업 과정을 유지했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득점을 노리는 '벤투식 축구'였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밀집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답답한 모습을 보였지만 서로 강하게 맞붙은 중국전에서는 '벤투식 축구'가 큰 효과를 보면서 2골이나 터졌다.
이제 16강 이후부터는 패하면 짐을 싸야 하는 만큼 태극전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긴장해야 한다.
벤투호는 16강전부터 한층 업그레이드된 빌드업 과정을 펼쳐야 한다. 단순히 점유율만 높이는 게 아니라 골키퍼부터 시작되는 공격과정이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돼야 한다.
다행인 것은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기성용이 16강전부터 합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성용의 빈자리를 황인범(대전)이 빈틈없이 막아냈지만, 좌우 측면으로 길고 강하게 뿌려주는 패스는 아쉬웠다.
밀집 수비는 중거리포와 측면 크로스로 깨는 게 해법이다.
기성용의 복귀로 대표팀은 손흥민을 정점으로 한 중앙 돌파와 함께 기성용이 중원에서 기습적으로 강하게 측면으로 내주는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전술이 추가됐다.
대표팀 빌드업의 또 다른 무기는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과 김민재(전북)의 롱 패스 작전이다.
김영권과 김민재는 골키퍼의 패스를 받아 미드필더에게 볼을 내주는 게 1차 임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대각선으로 길게 패스를 뿌려주는 임무도 부여받았다.
기성용이 중원에서 강력한 전진 패스를 내주고, 김영권과 김민재가 좌우 측면에서 상대 진영 대각선 방향으로 강하게 롱 패스를 내줘 측면 공격수들의 공간 돌파에 힘을 실어준다는 작전이다.
16강 상대인 바레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의 약체로, 조별리그 3경기에서 2골(2실점)만 기록했다.
한국은 바레인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10승 4무 2패로 앞선다.
바레인은 2004년 대회 4강이 역대 최고 성적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태극전사들에게 그리 힘든 상대는 아니다.
바레인은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밀집 수비를 경험한 벤투호는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겠다는 각오뿐이다.
바레인이 승부차기를 노려 '밀집 수비'와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를 앞세울 수도 있는 만큼 벤투호는 상대를 압도할 공격력과 전술로 방심 없이 대처해야 한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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