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의 적대국' 베트남서 한반도 종전선언 멍석 까나

입력 2019-01-18 16:22   수정 2019-01-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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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국의 적대국' 베트남서 한반도 종전선언 멍석 까나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한때 미국과 총부리를 겨눴던 베트남에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멍석이 깔릴지 주목된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17일(미국 동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최종 조율을 위해 워싱턴DC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18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베트남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하노이와 다낭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하노이는 수도라는 상징성 외에도 200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 종전선언을 언급한 곳이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한국전 종료를 선언하는 문서에 공동 서명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명관광지가 밀집한 다낭은 베트남전 당시 전투가 가장 치열하게 벌어져 상흔이 많은 베트남 중부지역에 있다.
2017년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도 다낭을 방문해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리게 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를 먼저 방문,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다낭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수 있다는 설도 나돈다.
베트남은 1964∼1975년 치열한 베트남전을 치르며 미국의 적대국이 됐다. 남북한도 이 전쟁에 서로 다른 쪽을 지원하려고 참전, 비록 직접 전투를 벌이지는 않았지만 6·25전쟁에 이어 다시 동족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
미국은 전후에도 유럽과 함께 강력한 제재를 가해 베트남은 지금의 북한에 못지않게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됐다.
그러나 베트남은 1986년 공산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개혁·개방정책인 '도이 머이'(쇄신)를 채택하고 베트남전 미군 유해 송환 등으로 신뢰를 구축, 1995년 미국과 국교를 수립하고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후 국제사회와 소통하며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이런 베트남을 북한이 따라갔으면 하는 '롤모델'로 제시했다.
북한도 베트남의 도이 머이 노하우 전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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