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때 아내를 데려오다니…중동 순방 폼페이오 '구설'

입력 2019-01-19 17:07  

셧다운 때 아내를 데려오다니…중동 순방 폼페이오 '구설'
美 외교관들,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데…" 장관 부부에 분통
폼페이오 "내 일 대신해 줘"…부인, '적극적인 역할'로 조사받기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의 불똥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도 튀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15일 요르단과 이라크, 이집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을 방문했는데 아내 수전 폼페이오를 동행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미국 외교관들은 안 그래도 셧다운 때문에 무급으로 일하는 판에 폼페이오 장관이 아내까지 데려왔어야 했는지 분통을 터뜨렸다고 CNN이 19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CNN에 "셧다운 기간에 왜 폼페이오 장관의 아내가 동행하는지 처음 계획 단계부터 다들 화가 났다"며 "이건 말도 안 된다. 월급도 못 받고 일하는 와중에 별도의 지원인력과 교통편이 필요한 사람을 데려오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셧다운 동안 국무부 직원 대부분은 해외 출장이 금지되고, 업무용 전화 사용마저 중단되는 경우까지 있어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 부부의 중동 순방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외교관과 직원들이 무급으로 일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CNN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수전 폼페이오의 중동순방 동행을 위해 지정된 '전담 인력'은 몇 주간 일해야 했고, 방문국마다 그녀를 위해 별도의 직원과 보안요원이 배치됐다.
가령, 방문국 한 곳의 직원과 보안요원들은 그녀를 현지 시장에 데려가 쇼핑을 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았다.
소식통은 "직원들은 마치 자신들이 바보가 된 것처럼 느꼈다. 돈도 못 받고 밤낮으로 일하고 있었기에 더 바보같이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무부 직원들이 폼페이오 장관 아내를 지원하는 데 동원된 것이 연방 규정 위반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했다.
월터 쇼프 전 미 국가윤리위원회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아내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직원들더러 아내의 활동을 지원하도록 하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CNN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도 국무장관의 해외 순방에는 부인이 동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내의 동행을 '출장(working trip)'이라고 표현하며 "아내는 의료진을 만나고 가정방문을 하고 그 후에 자기 생각과 의견을 쓴다. 내가 이런 것까지 다 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녀가 대신해 준다"고 변호했다.
그는 또 "내가 CIA 국장을 역임할 때도 아내가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의 아내는 당시 CIA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남편의 출장을 따라다니며 사교 행사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로 인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고 CNN은 전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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