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척수 손상(SCI: spinal cord injury)은 감각과 운동 마비만이 아니라 인지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케슬러 재활병원 외상성 뇌 손상(TBI: traumatic brain injury) 연구실장 낸시 키아라발로티 박사 연구팀은 척수 손상 환자는 최대 60%가 인지기능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9일 보도했다.
척수 부상 환자 60명(32명은 하반신 마비, 28명은 사지 마비 환자)과 이들과 같은 연령대의 정상인 20명 그리고 이들보다는 나이가 많은 건강한 사람 20명 등 3그룹을 대상으로 각종 인지기능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척수 부상 환자는 같은 연령대의 정상인에 비해 ▲정보 처리(information processing) 속도 ▲언어 유창성(verbal fluency) ▲학습-기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력과 작업기억(working memory) 능력에는 차이가 없었다.
언어 유창성은 장기 기억력과 기억 인출 능력을 말한다. 테스트는 이를테면 동물 이름이나 'ㄱ'자로 시작되는 단어 등을 정해진 시간(60초) 안에 열거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작업기억이란 뇌로 들어온 여러 가지 정보를 한꺼번에 잠시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하는 능력, 즉 단기 기억을 말한다.
척수 부상 환자들은 전체적인 신경심리학적 평가가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정상인 그룹에 매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척수 손상 후에는 뇌의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키아라발로티 박사는 설명했다.
척수 손상 환자에 대해서는 운동기능 손상에만 관심을 쓰는 게 보통인데 이 연구결과는 뇌 기능 저하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척수 의학 저널'(Journal of Spinal Cord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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