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 태운 난민구조선, 입항허가 못 받고 지중해에 발 묶여

입력 2019-01-21 10:00   수정 2019-01-21 11:13

수십명 태운 난민구조선, 입항허가 못 받고 지중해에 발 묶여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난민 수십명을 태운 민간 구조선이 입항허가를 받지 못해 지중해에서 발이 묶였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 민간구조단체가 운영하는 '시워치 3호'는 이날 이탈리아, 몰타, 리비아, 네덜란드 정부에 입항허가를 요청했으나 이틀째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 배에는 전날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 서쪽 50㎞ 해상에서 구조된 난민 47명이 타고 있었다.
시워치 3호는 리비아에 입항허가를 요청하자 정부 관계자들이 교신을 끊어버렸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어 '어느 국가도 구조할 것 같지 않아 침수가 진행 중인 100여명이 승선한 난민선을 구조하러 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난민구조단체 '알람폰'에 따르면 이 배는 리비아 북서부 미스라타 주(州) 북쪽 해상에서 침수 중이며 난민 아이 한 명이 의식을 잃었거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워치 3호는 "이 난민선까지 가는 데 15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 힘만으로 지중해 전체를 커버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몰타와 이탈리아 정부는 민간 구조선의 입항을 불허하고 있다. 두 나라는 수년간 상당수의 해상 난민을 받아들였으며, 이제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이 해상 난민 수용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몰타는 이달 초 다른 국가에서 난민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힌 후에야 시워치 3호가 구조한 난민 49명의 하선을 허가했다. 이들은 19일간 해상에서 대기한 끝에 육지에 발을 디딜 수 있었으나 시워치 3호의 입항허가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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